열화여가 2
명효계 지음, 손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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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과 2권을 단숨에 읽었다
판타지 무협로맨스 소설답다
잠시 딴 세상에 있다 온 느낌이 든다

무협지 특유의 현란한 묘사로 아직까지 정신이 아득하다

열여가가 정말 사랑한 남자는 누구일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도 자꾸 되짚어보게 되는 미스터리

그래서
당신... 누구야?

작가가 정말 리얼하게 독자를 괴롭힌다
끝까지 미끼를 풀어 놓고 사라지네.. .
읽고도 믿어지지 않는 이 기분
읽어 본 사람들만 알게 되는 이 당황스러움은 온전한 독자의 몫


난 널 죽일거야. 그 목소리는 마치 여가의 몸속에서 배어나오는듯 비정한 느낌을 풍겼다. 자신의 목소리에 여가 자신도 깜짝 놀랐다. 자신의 입에서 이토록 냉정한 말이 튀어나오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전풍은 피식 웃는가 싶더니 잠시 후 자리를 떴다. 황량한 연못만이 남았다. 먼지가 묻지 않은 깨끗한 신발이 묻힌 곳이다. 흰 밑창위로 푸른색 천을 대어 베실로 튼튼하게 겸바느질한 신발.


사랑이 뭐라고
뒤돌아 보지 않는 사람에겐 어째서 더 목매는 걸까
갖지 못하면 망가트려야 하는 암야라도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게 뭔지 알아? 평생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는 걸까? 아니, 모든 걸 가져서 행복을 맛본 사람이 그 모든 걸 잃는 거야."

출생의 비밀에 속은 전풍도

"산장을 떠나지마 마 .... 바깥세상은 위험해...."
전풍의 두 눈에는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깊은 고통이 담겨 있었다. 전풍은 알고 있었다. 여가가 열화사장을 떠나는 순간 그와 여가는 적대적인 관계에서 다시는 헤어날 수 없으며, 겉으로나마 평온하게 지내온 이 생활도 깨질 수밖에 없으리라.

눈꽃처럼 사라질 운명인 설도

"지난번에 사라졌을 때 다시 혼을 끌어 모아 지금의 꼴을 갖추는데 아마 백 년은 족히 걸렸을 거야. 하지만 무리하게 얼음을 깨고 나오면서 껍데기가 말할 수 없이 약해져버렸어. 만약 다시 '죽어'버리면, 내 혼백은 이제 여기저기 흩어지게 돼."


몸은 장애를 가졌으나 천하를 호령하는 옥자한도

옥자한은 공중에서 영혼을 읽고 추락하는 여가를 받으려 했다. 여가가 차가운 바닥에 떨어지도록 둘 수 없었다. 그때, 그는 몸의 장애가 증오스러웠다. 그는 어째서 온전한 두 다리를 가지지 못한 것인가. 어째서 그녀의 가슴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그저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여가를 위해 자신들을 내던지는 순정파들이다

그간 내가 너무 현실적으로 살아버린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열화여가를 읽는 내내 마음이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현실을 벗어나 환상 속에 묻힐 수 있어서

예전에 밤샘하면서 읽었던 영웅문 생각도 나고
수업시간에 몰래몰래 읽었던 할리퀸 생각도 나고
한때 공상소녀였던 나도 생각났다

누군가를 이유 없이 조건 없이 좋아할 수 있었던 순수함이
열화여가를 읽으며 그리워졌다

드라마는 보는 재미
소설은 읽는 재미

매력 있는 캐릭터들인데 시리즈물로 만들어서 좀 더 깊이 있게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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