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9 - 용들의 연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폴레옹 시절에 공군이 있었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이야기다.
나폴레옹이 침략의 야욕을 불태우던 시절에 공군이 있었다니!
게다가 그 공군들은 용을 타고 전장을 누볐다~
용과 인간의 만남은 여러 이야기에서 다루고 있지만 테메레르는 여타의 이야기에서 보이는 용의 이야기와는 달랐다.
그 시리즈의 마지막이 드디어 나왔다!

테메레르
이름에서 알 수 없는 친근감과 함께 묵직한 느낌이 든다

영국 해군 얼리전스호의 함장 로렌스는 프랑스 함선을 격퇴시키고 용알을 획득한다
그 용알에서 태어난 용이 테메레르이다
청국의 셀레스티얼 품종으로 귀한 몸인 테메레르는 로렌스를 선택하고 그로써 해군 함장에서 용 비행사가 된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총 9권에 담겨 펼쳐진다.

용을 타고 활약하는 공군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실제 역사 속에 교묘히 스며든 이야기는 마치 실존하는 이야기처럼 생생하다.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에서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나폴레옹과 마지막 전투를 벌인다.
그리고 인간들이 인간보다 우수한 두뇌의 용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버리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용 권리를 위해 노력하는 테메레르
명예와 신념을 우선시하는 로렌스
용과 인간의 캐미가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진 이야기가 또 있을까 싶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테메레르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던 건
인간과 다른 생물과의 공존의 방법이다.

용들의 힘과 지혜는 인간을 능가하지만
어떤 인간들은 그들을 짐승으로 밖에 대하지 않는다.
필요하면 이용하고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내친다.
그들을 길들여 이용할 생각만 하는 인간들은 결국 그들을 적으로 만들고 그에 합당한 결과를 얻는다.
반면 그들과 공존을 꾀한 인간들은 문명을 이루고 평화를 누린다.

나폴레옹은 그 두 가지를 다 사용할 줄 알았다.

하지만 진정성이 없는 약속은 결국 패망의 지름길이 된다.

실제로 용이 존재한다면
그 용이 인간보다 월등한 힘과 지혜를 가졌다면
우리는 그들과 어떤 공존을 해야 할까?


시리즈의 뒤끝은 우직함이다.
답답할 정도로 정도를 지키는 주인공들이지만
그래서 그들이 더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지금 세상은 그러한 우직함이 더 많이 필요하니까.
시리즈가  끝난 기념으로 테메레르를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점을 짚어 본다.




용에 의해 선택받는 비행사 

공군은 용의 선택에 의해서 비행사가 정해진다. 인간이 용을 선택해 길들이는 게 아니다!
육군과 해군은 귀족 출신의 자제들이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장교로 진급하지만 공군비행사는 순전히 용의 선택으로 이루어지기에 출신에 상관이 없다.
용은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인간을 선택할 수 있고, 선택을 받은 자는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용의 비행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공군은 비교적 자유롭지만 그만큼 대접을 받지 못한다.
테메레르의 선택을 받은 로렌스는 해군 함장이었지만 공군에 편입되어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엔 여성 비행사도 있었다.
나폴레옹 시절의 여군이라니!
이런 상상력이 테메레르를 다른 이야기와 차별화 시키는 점이다.


명예와 신념

용들은 인간보다 우수한 두뇌와 함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을 다스리려 하지 않는다.
그런 용들을 짐승 다루듯 다루는 인간들의 포악함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고전을 겪을 때 영국이 프랑스 용들에게 전염병을 퍼뜨려서 몰살시키려는 계획을 반대한다.
치료약을 가지고 나폴레옹에게 전달한 일로 테메레르와 로렌스는 반역자로 몰려 재산을 몰수 당하고 유배를 당한다.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자신들의 안위보다는 대의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명예를 지키려 노력하고, 신의를 지키려 노력한다.
그것이 조국에 반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옳지 않은 일에는 과감하게 반기도 들 줄 안다.
보물과 재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본능을 지닌 용
테메레르 역시 그렇지만 로렌스와 긴 여정을 함에 있어서 테메레르는 물욕보다는 모두를 위한 일에 더 마음을 쓰게 된다.
테메레르와 대조적으로 자신의 이익은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 이스키에르카는 잘난체하고, 뽐내는 용이지만 우직한 테메레르한테는 그런 이스키에르카의 계산적인 행동이 가끔은 보완 작용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둘 사이에 태어난 용 닝은 두 사람의 장점을 고루 갖춘 매우 실리적이고 현명한 용이 된다.
이기는 것에만 눈이 멀어 자신들을 위해 싸우는 용들을 필요에 따라서 모으기도 하고, 해체하기도 하는 인간의 술수를 볼 때마다 분노하게 되는데 그건 시답잖은 이유로 번번이 명예와 신념을 가진 이들이 희생을 치러야 함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편에서 어렵게 복직해서 러시아에서 싸우게 된 로렌스와 테메레르에게 영국은 지위를 돌려주지만 로렌스 휘하에 새로 부임한 장교들은 로렌스를 적대시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아도 로렌스가 말 한마디 못하는 것도 그로 인해 꼬투리를 잡아서 로렌스를 파면시키려는 윗자리들의 술수임을 그가 알기 때문이었다.
오랜 세월 세파에 시달려서 그런지 로렌스에게도 꼼수가 생겼다.
로렌스가 그를 지지하지 않는 부하들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양과 동양의 차이

테메레르에서 용과 공존하고, 용과의 조화를 이룸으로써 더 많은 풍요로움을 누리는 곳은 청국과 일본 그리고 잉카제국이다.
서로의 존중을 통해 서로가 가진 것들을 나누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를 이룬 나라들은 풍요로움을 누린다.
반면 유럽의 용들은 전투용으로서의 자질만 강요될 뿐이다.
용들을 길들이기 위해 족쇄를 묶어 놓고, 그들이 하는 말엔 귀 기울이지 않고, 그저 인간의 명령에 따르게만 하는 유럽 국가들에게 용은 하나의 도구일 뿐 그들과 공존하는 생물이 아닌 것이다.
일부러 그런 설정을 했는지 몰라도 테메레르 역시 청국 황실의 용으로 청국과 프랑스의 우의를 다지기 위한 청나라의 선물이었다.

독립적인 여성상

제인은 영국 공군의 비행사다.
그녀의 딸 에밀리도 테메레르의 승무원으로 복무한다.
그리고 제인과 로렌스의 관계 역시 쿨하다.
이야기 속 시대의 여성들에 비해  여자 공군들은 훨씬 많은 자유를 누리며 남성들과 동등하게 지위를 누린다.
물론 그만큼의 실력이 따라야 하지만.
남자에 메이지 않고, 결혼에 메이지 않고, 관습에 메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의 판권을 가졌다던데
언제쯤 영화로 테메레를 볼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