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의 나비 -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박완서의 문학상 수상작
박완서 지음 / 푸르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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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기차 안에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한편씩 한편씩 아껴 읽었던 터라

각각에 대한 감상만 해도 아낀 시간만큼 농축되어있는 것 같다.

 

다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다섯개를 꿰뚫고 있는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면.. 뭘까?

가장 큰 키워드는 "여성"이 아닐까 싶다. 여자들의 이야기다.

너무 까집고 뒤집어서 불쾌하기까지 한,

그렇지만 우리 안에 있는 모습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인간의, 혹은 여자들의 속성이 한편마다 고유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공감하고 욕하고 슬퍼지면서도

이것이 곧 내 모습이기도 하다는 불편한 자각을 하게 만드는

작가의 힘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말하는 솜씨는 또 어떤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박완서씨의 소설은

한때 내가 선물용으로 가장 많이 샀던 소설이었다.

이야기에 감칠맛이 난다. 

 

난 소설은 좋아하지만 중단편들을 묶어놓은 '소설집'은 별로 끌리지 않는 편이다. 각각이 짧으면서도 하나의 견고한 세계를 유지하고 있는 게 소설집들의 장점이자 단점이니까.

'환각의 나비'같은 소설집은 무조건 당선작이라고 실어놨다기 보다는 하나의 큰 키워드를 중심으로(아까 말한 "여자들의 이야기"같은) 줄줄이 달려있는 다양한 맛의 열매같아서 정말 아까워하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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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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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라는 노랫말을 흥얼흥얼 거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사람을 확- 땡기는 제목은 아닐지 몰라도

다 읽고나면 이것만한 제목은 없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된다.

 

결혼 전, 불과 보름쯤 전, 이 책의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놓고 신혼여행을 떠나버렸다. 긴 비행시간 동안 책의 나머지 부분을 상상하느라, 그리고 곳곳에 접힌 자국을 남겨놓게 만든 좋은 구절들을 떠올리느라 그 마지막 몇 페이지가 더욱 아쉬웠다. 다 읽고 갈걸..

 

"위녕, 세상에 좋은 결정인지 아닌지, 미리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어떤 결정을 했으면 그게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노력하는 일뿐이야."

 

"쉽게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구. 그건 미움보다 더 나빠. 진실이 스스로를 드러낼 시간을 자꾸만 뒤로 미루어서 우리에게 진정한 용서를 빼앗아갈 수 있으니까."

 

공지영은 딸의 입을 빌려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몇 번의 이혼, 각기 성이 다른 자녀들, 그리고 그 자신은 골치아픈 세상사에 지칠때면 담배를 피워무는 -세상의 잣대로는 골때리는- 엄마일지 모르지만, 베이스캠프 같은 집, 가정을 나름의 노력으로 지켜내려고 애쓰고 있다는 걸..그리고 꽤 잘해나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성모마리아가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구세주를 낳았기 때문이 아니란 걸 엄마는 그제야 깨달아버렸다....그녀가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그 아들을 죽으에 이르도록 그냥, 놔두었다는 거라는 걸, 알게 된거야. 모성의 완성은 품었던 자식을 보내주는 데 있다는 것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걸 꼭 내 곁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란 걸 나는 이제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최선을 다해 존재함으로써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꽤 많은 걸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이 분을 직접 만나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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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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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내내 가방 속에 묵직하게 자리잡아 내 어깨를 아프게 하고 나 대신 가방을 들어준 두부씨를 짜증나게 한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이 책의 겉표지를 벗기는 순간 어라, 그냥 '불안'에 관한 책이 아니쟎아..하고 깨달았다. 이 책의 원제목은 "STATUS ANXIETY".

 

콴타스 비행기 안에서, JAL 비행기 안에서, 아시아나 비행기 안에서, 케언즈 어느 리조트의 침대 위에서, 에어즈락 리조트 수영장 벤치에서, 시드니의 화장실(--)에서..

 

사회적 지위에 대한 불안에 대해 이렇게 두꺼운 분량으로 할 말이 있을까..하는 이 책에 대한 내 불안은 첫 몇 페이지를 읽고 싹 가셔버렸다. 온갖 상식과 역사가 시의적절하게 유머를 곁들여가며 이어지고 있었다. 굉장했다. 너무 재미있었다.

 

알랭 드 보통은 소설도 철학으로 풀어내는 작가. 라고 알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지금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잣대(돈과 명예 같은..)가 영원불멸의 것이 아니며,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니라 알맹이라는 것을 길~게, 그러면서도 재미있게, 또 그러면서도 아카데믹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인천으로 올 때 탔던 아시아나 비행기의 월간지에 이런 말이 있었다.

 

* 다운시프트

  - 돈보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생활형태.

  - 많이 소비하기 위해 많이 일해야 하는 생활이 과연 행복할까?

  - 어쩌면 우리는, 언제일지 모를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송두리째 희생하는 삶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시작점에서 우리 부부의 인생관에 대해 긴 토론을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어쩌면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우리 부부는 너무 아둥바둥 살다가 다 늙어서 아무 보람없이 애 키우다가 시간이 다 갔다는 둥..세월을 탓하고 싶지 않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요즘의 대한민국 사회는 어쩌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분유값에 기저귀값에, 교육비에 등골이 휘어지게 만들지 않느냔 말이다...

그러다보면 알랭 드 보통이 지적하듯 돈과 사회적 지위에 안달복달하는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으려고 미친듯이 일하다 죽게될까봐, 난 그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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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사회적 지위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몇가지를 들고 있는데, 그 중에 "예술"이 나에겐 크게 와닿았다.

왜 우리가 희비극을 보는지, 왜 소설을 읽는지, 예술작품들을 대하다 보면 어떤 심리가 되는지를 잘 설명해놨다.

 

같은 맥락에서,

"어떤 사람이 이해받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것이 많다는 뜻이다."

내 마음을 쿵 내려치는 말.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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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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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도 무시무시하여라..
"아이들의 십자군 전쟁/죽음과 추는 의무적인 춤"이라는 부제.

 

아무런 설비가 필요없는 시간여행을 설명하기 위해

커트 보네거트라는 작가는 4차원을 감지할 수 있는

트라팔마도어인을 등장시킨다.

그 외계인들은 마치 로키산맥을 관망하듯

한 사람의 3차원 입체뿐 아니라 시간까지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그 인간은 언제나 죽어있었고, 죽었으며, 죽을 것이기 때문이고, 그 인간은 언제나 살아있었고, 살았으며, 살 것이기 때문이다.

 

트라팔마도어인들은

드레스덴의 폭격과 같은,

주인공 빌리의 입을 빌어 작가가 말하고 싶은 절망적인 순간보다

밝고 행복한 순간만을 보라고 충고한다.

그래서 인생의 앞뒤로 시간여행을 했을 때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든 행복한 순간일 때가 더 많다면 된거라고.

 

이 책에서 소개한 잊을 수 없는 기도문 하나.

 

"하느님, 저에게 허락하소서.

내가 바꾸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정심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늘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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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레인 나이트 시크릿 퍼밍 마스크(수면팩) - 80ml
쏘내추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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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게으른 자는 이뻐질 권리도 없는건지..ㅋㅋ

팩, 마사지.. 뭐 이런거랑 담 쌓은지 오래였는데,

이번 가을, 건성이던 피부가 악~건성이 되어버리더군요.

트리레인 브랜드 이름은 여러번 들어봤었고, 가격도 착하고,

무엇보다도 바르고 씻어내는 과정 없이 그냥 잠들수 있다길래 냉큼 샀더랬어요.

밤에 젤 마지막에 바르는 크림은 대체로 찐득찐득해서 베개에 얼굴 붙이기도 찜찜한데

이건,, 제가 건성이라 그런지 한번 가볍게 바르니까 어느정도 흡수해버리더군요.

-그렇다고 뽀송뽀송하게 다 흡수해버린다는 건 아니구요. 

그래서 전 두번 바르고 잡니다.(어느 정도 흡수된 것 같으면 한번 더 바르지요)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할 때까지 수분이 느껴져요.

착한 가격에 비해서 좋은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바를 때 약간 시원한 느낌이 들구요, 손끝으로 뜨면 가볍게 떠지는 게 기분이 참 좋아요.

건성이면서도 스트레스로 인한 성인 여드름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이건 여드름 같은 거 상관없이 순하게 그냥 바를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처럼 춥고 건조한 날씨에는 꼭 있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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