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라는 노랫말을 흥얼흥얼 거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사람을 확- 땡기는 제목은 아닐지 몰라도

다 읽고나면 이것만한 제목은 없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된다.

 

결혼 전, 불과 보름쯤 전, 이 책의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놓고 신혼여행을 떠나버렸다. 긴 비행시간 동안 책의 나머지 부분을 상상하느라, 그리고 곳곳에 접힌 자국을 남겨놓게 만든 좋은 구절들을 떠올리느라 그 마지막 몇 페이지가 더욱 아쉬웠다. 다 읽고 갈걸..

 

"위녕, 세상에 좋은 결정인지 아닌지, 미리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어떤 결정을 했으면 그게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노력하는 일뿐이야."

 

"쉽게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구. 그건 미움보다 더 나빠. 진실이 스스로를 드러낼 시간을 자꾸만 뒤로 미루어서 우리에게 진정한 용서를 빼앗아갈 수 있으니까."

 

공지영은 딸의 입을 빌려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몇 번의 이혼, 각기 성이 다른 자녀들, 그리고 그 자신은 골치아픈 세상사에 지칠때면 담배를 피워무는 -세상의 잣대로는 골때리는- 엄마일지 모르지만, 베이스캠프 같은 집, 가정을 나름의 노력으로 지켜내려고 애쓰고 있다는 걸..그리고 꽤 잘해나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성모마리아가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구세주를 낳았기 때문이 아니란 걸 엄마는 그제야 깨달아버렸다....그녀가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그 아들을 죽으에 이르도록 그냥, 놔두었다는 거라는 걸, 알게 된거야. 모성의 완성은 품었던 자식을 보내주는 데 있다는 것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걸 꼭 내 곁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란 걸 나는 이제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최선을 다해 존재함으로써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꽤 많은 걸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이 분을 직접 만나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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