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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 한국 200만 부 돌파, 37개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마이클 샌델 지음, 김명철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4년 11월
평점 :
[북리뷰] 정의란 무엇인가?
가끔 리뷰를 쓸 때 쓰기 힘든 책들이 있다. 대부분 개념에 대한 책들이
그런 류다. 이 책도 개념에서 출발하기에 쓰기가 힘든 부분이 상당히 많다.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접근법을 소개했다. 그 중 하나인 공리주의 접근법은 정의의 개념을 규정하고 무엇이 옳은 일인가 판단하려면 사회 전체의 복지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로 소개한 정의를 자유와 연관시키는 접근법은 자유지상주의자들의
관련 사례를 통해서 설명했다. 이들은 소득과 부의 공정한 분배는 규제 없는 시장에서 재화와 용역의 자유로운
교환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장을
규제하는 행위는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부당하다. 세 번째는 정의란 사람들에게 도덕적으로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을 주는 것, 즉 미덕을 포장하고 장려하는 방향으로 재화를 배분해야 한다는 접근법이다.’ (p 164)
칸트는 첫 번째 접근법과 세 번째 접근법을 거부한다. 칸트는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그 행동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 그 행동을 유발한 동기에서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동기이며, 도덕적 가치가 있는 동기는 특별한 종류의 동기다. (p
172)
이 책의 이론과 토론을 다 옮길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핵심이
되는 문장을 두 문장 인용했다. 이 인용을 우리 사회에 빗대어 보자.
공리주의적 접근법이 정의라면 당연히 다수의 횡포가 될 수 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사회 전체의 공리와 연관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다수가 원하는 일을 해서 공리가
커진다면 소수의 의견은 묵살되어야 한다. 철거민을 예로 들어보자. 도시
경관과 도시계획에 의거한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이들은 당연히 이주를 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개인의 권리 침해다. 이들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자신들의
거주지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개발이 이루어 질 것이니 이사를 하라고 강요한다. 마을주민 전체가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야 하고, 미관적으로 덜 개발된
곳을 개발한다는 취지다. 논리적인 비약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논리라면 행복은 개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라 불리는 측면에서 선 사람들이 행복을 개량화해서 행복을 크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는 것이다.
그럼 땅콩항공도 같은 이유가 될 수 있다. 사회전체적으로 정의라고
불리는 이름으로 항공사의 이름도 바꾸고 경영진도 바꿔버리면 된다. 그럼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느끼는
희열(?)이 증가할 것이다. ‘너는 나쁜 사람이야. 그러니 처벌받고 회사도 다녀서는 안돼.’라고 생각하는 의식적인 공리가
커진다면 우린 누구든지 바꿀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꾸지 못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그럼 이것은 공리주의에 위배된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사안에 따라 우리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교집합이
많이 발생하는 의식에서 어느 한 집합만을 두고 공리라고 부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자유지상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유로운 교환이 우리사회에서 있을까?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시장에서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결정되나? 아니다. 가격은 시장 지배력이 있는 업체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 더군다나
공산품의 경우, 특히 담배의 경우에는 결정된 가격이 시장에서 통용된다.
이렇게 된다면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의견에 위배가 된다.
이렇다면 우리 사회는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규제개혁을 한다고 하고
있다. 툭 까놓고 보자. 이게 규제개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철거민의 경우도 그렇다. 이 분들을 이주시키고 이 곳에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가정을 하자. 그러면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낮아야 한다. 이
분들이 살고 있던 집이 비쌀리는 없지 않나? 그런데 어떤가? 아파트가
지워지면 값이 싸던가? 아니다. 터무니 없이 비싸다. 이 가격을 누가 정하나? 바로 시장 지배력이 있는 건설사가 정하는
것이다.
마지막에 칸트의 입장을 혼합한 것은 누구도 이 결정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덕이라는 잣대는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것이다. 결국
시대에 따라 잣대가 달라진다. 간통죄가 인정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간통죄도 많이 희석되었다. 결국 도덕도 예전과 지금이 다르고,
앞으로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이 많지만 발제하기 까다로워 개인적인 의견을 남겨봤다. 우리사회에서
꼭 필요한 공론이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는 많이 해 볼 필요성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