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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상징, 인간
유요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북리뷰] 종교, 상징, 인간
이 책 제목을 뒤집으면 이 책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다분히 주관적이기에 아니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하다.
"인간이 상징을 통해 종교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뭐 천주교, 기독교, 불교 등 많은 종교가 있지만, 당신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 말을 잘 지키는 사람이 있나? 말을 지키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성인의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 필요한게 아니라.
출퇴근 힘든 지하철에서 종교 믿으라고 하는 사람들보면 당신들이 믿는 신이 출퇴근 시간에 이렇게 하라고 시켰냐고 물어보고 싶다. 뭐 사담은 이쯤하고.
이 책에서 상징이라는 말은 곧 투영이다. 개념을 통해, 신화를 통해(토템신앙 포함) 여러 상징을 통해서 종교와 연관 짓는다. 그렇다고 보면 인간이라는 말을 굳이 필요하지 않을듯 싶다. 사람이 이런 개념에 의미를 부여했으니까.
‘우라노스의 성기가 바다에 빠져 거품을 발생시키고 거기서 아프로디테가 나왔다.’ (p 27) 이것은 탄생-죽음-소멸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삶이 영속되지 않기에 새로운 생명으로 인해 삶을 영속하려는 의지는 아닐까? 영생한다면 굳이 죽음을 이야기 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런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지속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새로운 삶을 잉태하기 위해 성스러운 돌을 찾는 이유도 같지 않을까? 인도에서 시바 신도 남근의 모습을 한 링감(lingam)의 형태로 숭배되며,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돌 요니(yoni)는 시바 신의 배우자 샤크티 여신을 상징하며 여성의 성적인 힘을 상징한다고 한다.
관악산에는 남근석과 자궁 바위가 있고, 삼성산에는 남근석과 여근석이 있다고 한다.’ (p 287)
어쩌면 가장 수치심을 느끼는 성기를 숭배하는 것은 새 생명을 통해 삶이 영속되리라는 믿음이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이렇게 풀이하는 이유는 이 책의 한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종교를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서 종교 자체에 주목하는 대신 종교를 인간의 다른 활동의 부산물로 설명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종교를 정치, 경제, 사회적인 활동을 하는 중 생겨난 부산물로 보거나, 성적 억압이 심리적으로 투사되어 나타난 결과물로 보는 것이다.’ (p 41)
그렇다. 난 위의 문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인간의 성은 남녀로 구분된다. 그리고 지구상에 사는 모든 것은 동물과 식물 그리고 유기물과 무기물로 구분된다. 더 넓게 보면 생명체와 무생명체로도 구분할 수 있다. 남녀 이외에 다른 사물과 동식물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토토가’에 열광하듯 기억에 각인된 피사체는 나름 의미가 있잖나. 그것이 모양이 있건 없건 우리가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로던 각인이 되니까.
나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문장이 있다.
‘엘리데아에 따르면, "인간은 상징적 인간 (homo symbolicus)이며 그의 모든 행위가 상징체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종교적 요소는 상징적 특징을 갖게 된다."’ (p 94)
책을 이해하는 것은 자신만의 방식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몸짓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시간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있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가변적이다. 인간 역시 시산의 흐름 속에서 변해간다. 성장하다가 노쇠해지고 결국 죽게 된다. 많은 문학, 예술, 영화 등이 시간의 흐름을 벗어나고자 분투하는 인간을 주제로 다루었다. (중략) 사람들은 망각하지 않기 위한 장치로 글, 그림, 그리고 상징물 들을 이용한다.’ (p 201)
I believe.
내가 믿는 것이다. 그 믿음이 신이던 어떤 상징물이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주어 'I'다. 'I'가 아니면 'YOU'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