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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영혼의 부딪힘 - 명화로 배우는 감정의 인문학
김민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북리뷰] 캔버스 위에
생을 담는 사람들
그림은 네모난 캔버스 위에 공간을 채우는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다. 여기서
캔버스라고 해서 굳이 유화를 언급하려는 것은 아니다. ‘종이 위에’라는
표현보다 캔버스라고 부르는 것이 그림이라는 작품을 표현하기 더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해서이다.
학교 다닐 때 미술을 전공하던 친구가 있었다. 소위 말하는 ‘여백의 미’가 그들에겐 고통이라고 했다. 비울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일이 더 힘들다고… 그림을 보는 사람과
그리는 사람의 차이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것은 인칭이다. 화가들은 자신의 삶과 생각을 캔버스에 그대로 투영한다. 온전히 자신만의
생각이라 보는 이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그림에는 화가의 생이 그대로 녹아난다.
가끔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잘 정리해 보아야지 하는데 실제로 쓰고 보면 생각보다 잘 정리가 되지 않는다. 이 책도 정리를 잘하고 싶었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 미술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마네가 미술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상주의 미술을 탄생시켰다고 했다. 이는
마네의 고집불통 성미 덕분이라고 했는데, 마네는 토마 쿠튀르의 문하에 들어가 화가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화실에서 나온 마네는 배운 모든 것을 잊고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사교계에서 인기가 있었던 마네가 조금만 현실과 타협했다면 명성을 얻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마 이런 ‘또라이’기질이
인상주의의 탄생을 알리지 않았을까?
“인상주의란 무엇인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긴박하게 변화하는 햇빛 아래의 대상들을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그리는 것이다. 따라서 일단
밖에 나가 그려야 말이 되고 그래서 인상파를 다른 말로 외광파라고도 한다.” (p 63)
인상주의의 한 인물인 드가였지만, 그는 인상주의에 반대했다고 한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드가의 그림은 인상주의와 맞아 떨어지는데
그가 반대했다니. 그의 삶이 그를 숨기게 만들어지만 인상주의의 한 인물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그러기에 이 책에서는 드가가 왜 이런 부정을 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화가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어느 시대에서건 남녀의
사랑만큼 불꽃 튀는 사건이 있을까?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한쪽이 결혼을 한 상태라는 것이다.
로댕과 클로델의 사랑이 바로 여기에 해당이 된다. 로즈 뵈레와 결혼을
한 로댕은 클로델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로댕은 20여년간
함께 한 로즈에게 갔고 클로델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하지만 사랑은 분노로
바뀌고 서로를 괴롭혔다고 한다. 이 당시에 만들어진 작품이 ‘지옥의
문’이다.
미술사에서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사랑처럼 가슴 아픈 사랑이 또 있을까?
여성편력이 강한 모딜리아니를 탓할 수 밖에 없지만 이를 옆에서 꿋꿋이 지켜본 잔느를 보고 있자니 애잔한 마음이
든다. 둘째를 임신한 잔느는 경제적 형편 때문에 떨어져 지낼 수 밖에 없었고, 이를 인정한 모딜리아니. 잔느가 보고 싶어 잔느의 집에 찾아갔지만
잔느의 부모님으로 인해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모딜리아니는 쓸쓸히 죽음을 맞았고, 잔느는 임신한 몸으로 자살을 했다고 한다.
캔버스 위에 아름답게 그려진 잔느. 잔느를 그리는 모딜리아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는 그 순간, 화가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경험하지 않았을까? 오랜 시간 행복하게 살지 못했던 잔느와 모딜리아니의 삶이 애처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고독한 광기를 다룬 고야의 세계에도 눈이 갔다. 사실 이 책은 모든
이야기를 놓치기 싫은 책이다. 고야는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이런데 아이들은 어떨까? 고민했다고 하는데 실제 그의 아이들은 어렸을 적에 사망했다고 한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기에 고야는
우을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검은색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한다.
미술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는 나로서 이 책은 text와도 같이
읽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술사에 대한 책을 구매할 정도로 미술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미술에 관심이 있고 유명화가의 일생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이 읽으면 좋을 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