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의 즐거운 인생
줄리아 차일드.알렉스 프루돔 지음, 허지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때인가..? 처음 집에 오븐이 생기면서 쿠키만들기에 엄청 빠져들었던 적이 있다. 평소 스낵류보다는 쿠키류를 좋아했던 나에게 오븐은 마법상자와 다름없었다. 일주일에 몇번씩 굽는 쿠키들로 인해 집안에는 달콤한 냄새가 가득해 사라질 틈이 없었다. 물론 처음에는 바삭한 쿠키보다는 눅눅한 쿠키를 만들어 내기도 했지만 말이다;; 바삭한 쿠키를 만들어 내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던거 같다.그때만해도 지금과 같이 베이커리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쿠키만드는 방법을 알려면 학원을 다니던지 아니면 요리 잡지에 나오는 어려운 레시피(아무리 따라해도 잡지속의 쿠키처럼 나오지 않았다;;)를 이용해야 하는게 전부였다. 진짜 쿠키 만들기에 실패를 반복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보다 재미있고,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없을까였다. 암튼, 실패를 반복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쿠키를 만드는데 끊임없는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쿠키를 직접 만들어 먹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이 좋아하는 마음이 실패 속에서도 꿋꿋하게 이겨낼수 있는 큰 힘이 되어주는듯 싶다. 이책의 주인공인 줄리아에게도 그랬다. 단순히 프랑스 요리를 먹고 즐기는 것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들고 책까지 출간하기까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되었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사실 이책의 표지만 놓고보면 줄리아의 자전적인 에세이라기보다는 한편의 로맨틱한 연애 소설이 떠오른다. 아마 책을 구입한 독자들 중 일부는 표지에 속았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처음엔 속았으니깐 말이다;;; 그렇지만 표지에 속았다는 느낌은 잠시였고,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내용에 도통 가까워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프랑스 요리 전문가가 아니고는 줄리아의 이야기가 쉽게 다가오기는 조금 어려울거 같다. 나같이 프랑스 요리에 대하여 어떠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책을 계속 읽는다는게 너무 힘든 일이었다. 정말 책의 1/3을 그냥 글자만 읽어가는 기분이었다. 여러번 읽는 것을 그만둘까 마음먹는 나를 끝까지 읽게 한 것은 줄리아 그녀가 요리에 보내는 열정이었다. 책의 중반 부분을 보면 줄리아는 친구 심카, 루이제트와 함께 미국인을 상대로 한 <프랑스 요리 예술의 대가가 되는 법>이라는 책을 준비한다. 700페이지가 넘는 이책에는 프랑스 요리 만들기에 서툰 미국인들이 프랑스식 요리를 잘 만들수 있도록 미국식으로 개량하는 법에서 특재소스 만드는 비법 등 여러 음식재료의 요리법이 담겨 있었다. 모두 줄리아가 직접 재료를 구해서 만들어 보고 먹어본 것들이라 믿을만한 책이었다. 이러한 줄리아의 노력과 열정이 담긴 책이 베스트 셀러에 자리잡게 된것은 당연했다. 

정말 줄리아가 책을 집필하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의 한비야씨가 떠올랐다. 이 두사람 모두 늦은 나이(줄리아가 요리에 빠지게 된 나이도 젊지는 않았다.)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 일에 자신의 열정을 쏟으며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정말 부럽다는 말이 부족할만큼 부러웠다. 한편으로는 나도 그녀들처럼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 맞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줄리아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살아갈 수 있다면 이것만큼 큰 즐거움은 없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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