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바이러스 H2C
이승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때 나는 과학을 정말 싫어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던 과목인지라 결국엔 포기했다는 말이 맞는 말인듯 싶다. 그래서 였는지 이 묘한 원소기호를 담고있는 책 제목은 대략 어떤내용인지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책을 읽는데 주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기호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결국 나는 이 궁금함에 참지 못하고 드디어 오늘 이책을 읽기 시작했다. 제목의 'H2C' 의미는 프롤로그에서 밝혀졌다. [How To Create?]의 약자로 저자가 말하고 싶어하는 여섯가지 창조 바이러스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아마도 이 여섯가지 창조 바이러스의 힘이 지금의 그를 있게한 근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치 유명한 음식점의 꽁꽁 감춰둔 비결을 알아버린 기분이랄까? 살짝 흥분된 마음을 안고 이책을 읽어나갔다. 

이책의 저자인 이승한 회장님은 어느 시골 정미소와 솜틀공장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기산심해(氣山心海)라는 가훈을 몸소 보여주시는 부모님과 위의 여섯형님들을 멘토로 삼고 성장했다. 아마 이승한 회장님의 창조 바이러스는 가족안에서 그 시발점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의 창조 바이러스는 어느 자리에서나 힘을 발휘하였다. 가장 큰 힘을 발휘된 곳은 바로 홈플러스였다. 이승한 회장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할인매장이라 할 수있는 홈플러스를 성공으로 이끈 장본인이셨다. 누구보다 홈플러스에 애착이 많으셨다는 점은 여러 매장에 감춰져 있었다. 사실 이책을 읽기전만 해도 지금까지 모든 홈플러스 매장은 빨간 시계탑 모양을 가진 건물일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매장마다 이승한 회장님의 생각이 담긴 테마가 있었다. 예를 들면 잠실점은 1층벽을 허물고 테라스 카페로 만들어 개방했다는 점, 부천 상동점은 자동차가 올라가는 주차램프를 다양한 생물과 인간을 소재로 한 작품들로 채워 거리의 미술관으로 만들었다는 점, 부산 아시아드점은 매장과 스포츠 시설이 복합하였다는 점등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누구보다 소비자의 마음을 잘 알고 그것을 홈플러스에서 실현시킨 이승한 회장님은 홈플러스를 업계에서 성공한 기업이라는 타이틀에서 머무는게 아니라, 너새니얼 호손의 <큰 바위 얼굴>에 나오는 어니스트처럼 홈플러스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를 꿈꾸고 있었다. 이미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워놓고 움직이고 있었다. 과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가 바라는 존경받는 홈플러스를 기대해보고 싶다. 

이책은 딱딱한 자기계발서와는 조금 달랐다. 그렇다고 어린시절부터 성공하기까지 주욱 늘어놓는 형식도 아니었다. 에세이집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이승한 회장님의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에피소드처럼 엮어놓은 형식은 내게 지루함보다는 묘한 흥분감을 안겨주었다. 어떤 부분(홈에버를 인수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팔에 소름이 돋을정도로 내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나이를 불문하고 매사에 열정이 넘치는 모습은 지금의 내 모습을 반성하게 했다. 이승한 회장님이 말하는 창조의 바이러스!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내가 찾고 있던 것들이 아닐까? 언제부터인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고 하루하루를 재미없게 살고있던 내게 긴장감과 활력을 불어넣어준 이책이 나쁜 바이러스가 아닌 멋진 바이러스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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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의 홈플러스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from 감똘나라님의 서재 2010-01-27 20:43 
    홈플러스,요즘은 SSM으로 시끄럽다.그러나 작자는 회장으로 있으면서 까르푸에서 홈에버를 지나서 이 점포들이 홈플러스가 되는 과정과 영국의 테스코를 현지화한 모델을 제시한 사람이다.홈플러스에서는 자기네 회장이 썼다고 싸게 팔았다.그리하여 2010년에 나온 홈플러스 다이어리는 창조바이러스의 모토를 구현한 다이어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