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본질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 책

야릇한 친절 - 캐나다 총독 문학상, 의회 예술상 수상작
미리암 토우스 지음, 황소연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6월

처음엔 소녀의 시선을 가진 범상치 않은 표지와 야릇한 친절이라는 책 제목에 이끌렸다. '야릇하다'는 단어와 '친절'이라는 단어가 서로 너무나 안어울렸기에 작가는 이 제목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 책은 '노미'라는 한 소녀의 시선으로 표현된다. 노미와 노미의 가족이 살고있는 마을은 바깥 세상과는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된건 '메노파'라는 종교때문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메노파'를 믿는 사람들이었다. '메노파' 처음 들어보는 종교였다. 책에 따르면 '메노파'는 메노 시몬스가 설립한 재세례파로 종교와 세상을 엄격하게 분리하여 외적으로는 은둔을, 내적으로는 엄격한 집단 규율을 통해 강한 문화적 연대감을 형성하는 것을 사상으로 가지고 있다고 했다. 강한 문화적 연대감이라..하긴 종교만큼 강한 연대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건 없지 않나 싶다. 그래서 였을까? 이책의 마을사람들은 마을의 유일한 목사인 아가리의 말에는 복종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다른 이들이 보면 지나치다할 정도로 그들은 폐쇄적이며 엄격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대중메체, 춤, 담배, 온화한 기후,영화, 술, 로큰롤, 재미로 하는 섹스, 수영, 화장등이 메노파에서 금지하는 것들이었다. 이들에게는 자유와 생각이란게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메노파 종교에 이끌려 가고 있었다. 
또 이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현재를 굉장히 가치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오직 자신들이 죽은 후, 천국과 지옥으로 가기위해 잠시 거쳐가는 은신처로 생각할 만큼 말이다. 현재, 자신들이 살고있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무엇이든 간에 하나님의 뜻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허락된게 아니면 결코 용납이 안되는 마을..내가 보기엔 다른 세상 같았다. 아마도 주인공 노미도 그랬나보다. 주인공 노미는 이러한 메노파의 실상을 다른 세상을 보는듯한 눈으로 굉장히 시니컬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때로는 동조하는듯 하면서도 비판적인 시선..흥미로웠다. 이 책의 묘미였다^^ 
결국, 메노파 그 자체인 마을 속에서 노미와 노미의 가족은 붕괴되고 말았다. 처음엔 언니가 남자와 마을을 떠나고, 다음은 엄마가..그리고 아빠가..노미는 혼자가 되고 말았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가족들과 행복한 재회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마을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종교로 인해 붕괴된 가족...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는 구지 '메노파'라는 종교가 아니라도 우리 주변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혹시나 우리가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종교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반성해 볼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듯 싶다. 나 역시도 내가 믿고 있는 종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또 야릇한 친절함 속에 감취진 종교의 한쪽면만을 전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종교 그 속에 담긴 본질적인 면을 분명하게 깨닫고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