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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표 이야기 -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정표.김순규 지음, 이유정 그림 / 파랑새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 <정표이야기> 책을 보는 순간-
작년에 케이블 방송에서 본 <1리터의 눈물>이라는 일본 드라마가 생각났다. 척수뇌소변성증이라는 불치병에 걸린 여중생 이케우치 아야의 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말이다.
<정표이야기>는 어찌보면 한국판 <1리터의 눈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이야기 모두 눈에서 눈물을 쏟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정표의 이야기가 좀 더 내 마음속을 파고든듯 싶다.
책을 읽으면서 정표가 입원해 있던 그 병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실 나에게도 정표와 비슷한 병에 걸린 가족이 있기에 정표와 같은병에 걸린 아이들이 있는 병원에 가본적이 있다.
정표의 말처럼 한창 뛰어놀 아이들이 독한 항암치료에 앞서 머리를 깍아놓아 남자아인지 여자아인지 구분이 안가서 말을 붙이기 전에 침대 발밑에 걸려있는 기록을 확인하고 말을 걸었던 기억이 있다. 또 면역력이 떨어져 병원 복도를 지나다닐때도, 병실에서 조차도 마스크를 해야만 하는 정표의 모습도 그려진다.
정표도 그렇지만 병에 걸린 아이들은 참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살고자 하는 의지가 그렇게 만든게 아닐까 싶다. 책속의 정표 역시 나이에 비해 너무나도 의젓하고 참을성 많은..그리고 가족을 너무나도 생각하는 아이였다. 또 주위사람들에게 감사할줄 아는 정표는 마음에 사랑이 많은 아이였음이 틀림없었다.
책의 중간쯤인가?
정표가 먹고 싶어하던 햄버거세트의 그림과 라면그림 등을 보면서 너무 안쓰러웠다.
한편으로는 병실에서 냄새를 풍기면서 음식을 먹던 다른 환자의 보호자들이 너무 얄밉게 느껴졌다. 병에 싸워 이기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어른들이 좀더 헤아리고 행동했으면 좋을것 같다는 아쉬움도 들었다.
정표는 일본인으로부터 골수이식을 받고 잠깐이지만 보통의 아이처럼 생활을 하기도 했었다.
아마도 하나님이 정표에게 주는 선물이 아이었나 싶었다. 하지만 다시 안좋아지면서..정표는 절망을 하기보다는 또다시 병과 싸울준비를 했다. 순간, 예전에 쉽게 포기하고 좌절했던 내 모습이 그려져 정표에게 부끄러웠다. 어린 정표도 이렇게 대견스럽게 잘 해나갔는데 말이다.
<정표 이야기>를 다 읽은 지금..
난 눈물과 웃음이 반복되어 이상한 얼굴이 되었지만 어린 정표가 너무 대견스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또 꿈을 잃지 않던 정표의 모습을 보면서 오랫동안 기억속에 남을듯 싶다.
이젠 정표는 이책을 읽은 독자들 모두의 동생이면서 아이가 되어 숨쉬고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 엄마, 이다음에 병이 다 낫고 어른이 되어서 이 일기장을 펼쳐보고 싶어요.
나중에 커서 일기장을 다시 보면서 흐뭇해 하는 나 자신을 떠올려보면 상상만 해도 좋아요.
그걸 생각하면 잘 버틸 수 있을거예요. " - p.2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