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으로 만든책이란 느낌이 너무 강한!

우리 아이 말 배울 때 들려 주는 동시
구름돌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10월

선물을 받았다.

모두 4권중에 한권으로 포함되었던 이 책은 파랗고 노란 표지에 푹신한 느낌으로 단연 눈길이 처음가는 책 부류중 하나였다. 푹신한 표지라....좋네.라고 생각하고 책장에 꽂아 놓았다.

그리고 한가해진 어제, 책을 읽어주고싶어 꺼냈다. 한번 읽어 보았을때 고운 색과 부드러운 터치의 삽화들이 마음에 들었다. 좋은걸....혼자 중얼 거리며 글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동시인데....

좋은 동시를 모아 만든 것이 아니라, 기획에 의해 급하게 쓴 동시들이 몰려있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

뭐랄까. 글에서 특별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고나 할까. 그러니까 요리로 말하면 싱겁다는 것. 급하게 만들어서 성의도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 대체로 어린아이들이나 유아들 대상의 책들이 그런 성향이 좀 강한듯 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유치할 정도의 비유적인 표현들이라고 하지만 엄연히 유치한 것과 수준미달인 것은 차이가 있는법.

기획편집자가 결코 그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건 낮은 안목에 대한 변명이라고 해야겠지.

아이들의 책은 유독 비싸다. 많은 색이 들어간 삽화가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하는 이유가 가장 크겠고, 나름대로 책 질도 좋아야 엄마들 마음에 들테니 외적인 부분에 많은 비용이 투자되기 때문이라 보인다.

하지만 그 책이 과연 그 몸값만큼의 가치가 있냐는 것은 최종적으로 그 내용에 딸린 것이 아닐까.

아이를 낳은 후 아주 독하게 책을 고르고 있는데, 제대로 된 책 한권 만나기 정말 어렵다.

결국 이 책은 볼만한 그림 딱 4장 오려 붙여주고 버렸다. 나는 극단적인 성격이 아니지만 분류할 것은 제대로 분류해서 제 자리 찾아 놓는 건 잘 한다.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