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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 김영사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별 하나주기가 몹시 마음이 아프다.
칼 세이건 박사의 책을 접한것도 이미 20년째 들어서고 있다.
그간 수 많은 책들이 출간 되었지만 이 책은 왠지 세이건 박사의 목소리가 아닌 느낌이다.
그는 좀더 친절하고 부드러우며, 우주를 사랑하고 그에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대중과학을 전하는 일을 소중히 아끼는 사람이다. 일반인들 앞에 오만하지 않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 만큼 겸손하기도 하다.
이 책의 한국판을 읽은 사람들은 놀랍게도 그의 원래 목소리와는 다른, 상당히 불친절하거나 혹은 지루한 이야기를 읽었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자면 거부감이랄까.
나 또한 거금주고 구입한 이 책을- 단 세장을 못 넘기고 사장시켰다.
나 뿐만이 아니었다. 원래의 칼 세이건 박사의 책을 알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만큼은 읽을 수 없는 책으로 분류해 버렸다. 조악하며 쉽게 머리에 박히지 않는 문장은 눈동자에 경련 일으키키에도 가히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었으니까.
원래의 칼 세이건 박사가 문제가 아니라면, 번역쪽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결과는 번역이 문제.
아마 칼 세이건 박사의 저서를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었던 번역가가 번역한 것은 아닌지. 원서는 어렵더라도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과학을 말했었는지를 알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책 속엔 저자의 마음과 인생의 철학도 있는법.
출판사에서는 이 점을 너무 쉽게 간과하고 번역작업에 착수한것은 아닌지. 세이건 박사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든, 또한 그의 간결하고 쉬운, 혹은 재미있었을지도 모를 원서를 우리나라 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키게 만든 그 책임-출판사가 질 수 있을까?
제대로 번역한 개정판을 다시 한번 내 줄순 없는 걸까?
칼 세이건의 원서는 별 다섯개.
한국판 번역서는 별 한개.
이건 아주 심각한 문제다. 이미 내 돈은 18,900원이나 날아갔고, 책은 책대로 사장되었고, 세이건 박사는 평소 자신이 노력했던 만큼의 과학지식 전파를 많이 못했으니. 무엇보다 실망한 내 마음은 누가 책인져 줄까?
누군가의 불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