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 CJK - 죽은자를 위한 미사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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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못 쓴건 아니고, 원래 마구 글쓰는 저자도 아니고-

하지만 화가 나는건 참을 수 없었다. 책속에 빼곡히 써 있는 내용들은 책으로 나올만한(하질이라던가 글이 유치하다던가라는 말이 절대로 아닌!) 종류가 아니었다. 잡지나 신문의 한 면적에 놓여져 있으면 그토록 재미있고 감칠맛 날 글이었는데, 이들을 책으로 한가득 묶어 내 놓았으니 화가 날 밖에.

국수 고명을 돈까스 고기위에 수 놓은 격이랄까? 아니면 돈까스의 소스를 국수고명위에 뿌려놓았던지.

더욱 싫은 것은 책의 가격. 요즘 책을 사면서 느낀것은, 책값이 일종의 "저자"브랜드나 책이 좀더 질적으로 상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행위같이 보인다. 그것도 독자를 향해 고문하는 "가혹행위"말이다.

편집도, 저자도 다양해 지고 있는 요즘이기에 손이 가는 책도, 마음이 가는 책도, 소장하고 싶은 책도 무척이나 많아졌다. 하지만 난 고문당하고 산다. 동의할 수 없는 책의 가격과 출판사의 안목, 그리고 짙게 배여있는 "상술"의 흔적들 때문에.

내게, 독자에게 순수한 출판사가 절실하다. 이렇게 학대받는 독자문화는 싫다.

물론-아닌 곳도, 아닌 책도 있기는 있다. 너무나 보기 드물어 그렇지. 사고싶은 책을 집어 들고 가격을 확인할때마다 배어나오는 한숨이 내 마음을 절절절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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