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마법사 오즈 - 개정판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 1
L. 프랭크 바움 지음, W.W. 덴슬로우 그림, 최인자 옮김 / 문학세계사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전생이 오즈의 마법사에 출현했던 배우이거나, 혹은 스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즈의 마법사"라는 영화를 좋아했다. 어설픈듯한 합성 장면조차 그 시대, 그 영화로서는 당연한 하나의 "자연스러운 배경"이라고 스스로 깨달을 정도였으니말이다. 그것도 무척이나 어린 나이에. 크면서 마음이 울적할때, 또는 견디기 어려운 일들이 있을때 흥얼거리던 노래는 "Over the Rainbow"였고, 마음에 상처가 날때, 또 나를 그렇게 상처입히는 일들이 있을때마다 나는 이 세상을 "오즈"라고 믿어버리곤 했다.

난 단지 영화만을 알고 있었다. 책으로 이토록 긴 이야기가 이어져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책을 다 읽고난 지금도 여전히 내가 그리는 오즈는 영화속의 그 오즈일뿐, 이 책속의 오즈는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잠시 어린시절 그토록 좋아하던 오즈의 마법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더듬어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먼저본 탓에 글로 펼쳐져있는 오즈는 별로였지만, 원래 그 당시 이 책들과 같이 태어난 그림들이 그런 내 마음을 위로해줬다.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단 한번도 책속의 그림이 책의 일부가 된다는 생각은 해 본적도 경험해 본 적도 없었다. 글에 보태진 하나의 "부가적 기능"정도로만 여겼다고 할까-?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를 다 읽고 난 뒤, 어린이 그림책을 모두 하나씩 살펴보았다. 눈이 커지는 것을 알았다. 그림책,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우리와 같이 있는 책들은 글과 그림이 절반씩 책을 구성하는, 비등한 요소라는 것을 또렷히 보았다.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에서, 나는 이 책들이 나왔을 당시-그 시대의 어린이들이 보았던 것과 같은 그림을 보며 책을 봤다는 사실이 내용 이외의 다른 많은 느낌을 주었다. 솔직히 책 안의 이야기들은 이미 예전의 영화처럼 어떤 선굵은 이미지의 느낌은 가져다주지 않았지만-14권의 시리즈를 지루하지 않게 모두 볼 수 있었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경험이었다. 하루에 한권씩-그렇게 두주를 보내고 난 뒤 책장에 가지런히 꽂은 오즈의 마법사들은-언젠가 태어날 내 아이들을 위해 다시한번 그 가슴뛰는 느낌을 준비해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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