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명. 유명해서 스스로의 번역 테크닉을 출판한 몇몇 번역작가들을 제외하면-
좋은 번역서를 만나기란 이미 포기해야 할 먼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얼마전 책 한권을 읽으면서 얼마나 눈물나게 안타까웠는지. 전체적인 책 윤곽만을 보더라도 그 책의 작가는 유머스럽고 따스하며 섬세한 글을 쓰는 이가 확실했다. 그러나 번역체의 한 문장 한 문장은 맥이 없고 엉성했다. 아무렴, 책 많이 읽고 사는 나 같은 독자들이 그 차이를 못 짚어낼까...
상심이 컸다. 요즘은 책 값도 책 값인지라 생활하며 내 책 사려 돈 쪼개는 일은 아주 큰 행사이기에 더욱 한숨이 깊다.
그 뿐이 아니다. 편집도 책의 일부분임이 틀림 없건만 내용이 좋은 건 편집이 영 엉망이고, 내용은 대충 날라가는 글인데 편집에 용써서 가격이 넘치는 경우도 너무 많다. 그러니까...이 책이 오천원이면 사서 재밌게 읽겠건만 만원을 넘긴 정가가 정 떨어지게 만들어주니 나와 그 책은 인연이 끊기는 경우라 하겠다.
정말 좋은 책은 비싸도 산다. 가치가 빛나는 책은 당장 읽을 계획이 없어도 산다. 내가 읽기엔 뭔가 불만족 스럽지만, 책이 좋은걸 인정해야 하면 선물로 산다. 어떻게든 좋은 책들은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
문제는- 실패하는 책이다.
아니 실패라기보다 독자의 선택적 실패를 유도하는 몰상식한 책들이 가끔, 참 많이, 그리고 넘치게 내 눈에 걸린다. 어쩌랴...
경고를 울리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