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찾은 내안의 토토

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때때로 베스트셀러에 대한 이유 없는 반감으로 인해 진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상당기간이 지난후에 그 가치를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내겐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창가의 토토>역시 베스트 셀러가 주는 식상함에 가려져 멀어질뻔하였다. 선입견이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창가의 토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지은이의 어릴적 기억을 토대로 쓰여진 이야기이다.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내가 잃어버리고 있었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이 새록 새록 떠오르게 되는데 어쩌면 그리 비슷한 생각을 하고 지내는것인지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누가 흘린 5원짜리 동전을 주워들고 가슴 두근 두근하면서 벤치에 모래를 쌓아두고 집에 돌아왔던 기억에서부터 수영장에서 수영할 때 수영복이 왜 필요했는지 도통 이해를 못하던 그런 시절들까지 어느것하나 버릴것이 없던 어린시절의 추억을 한아름 가져다 주었다. 초등학교에서 퇴학당한 사실을 20세가 넘어서야 이야기해준 토토의 어머니의 넘볼 수 없는 교육자세는 큰 가르침이 되었다. 시험점수만 한번 잘못받아도 얼마나 혼을 내는가? 공부잘하는 아이보단 진실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것이 훨씬 중요하다.(적어도 내겐)

이 책은 다 큰 어른의 생각으로 아이를 평가하고 이끄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해주었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참된 부모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내가 생각한 혹은 남들이 바라는 그런 부모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진실로 내 아이가 바라는 아빠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세상은 내가 바라보는 것과 얼마만큼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새삼 알게되었다. 언젠가 태어날 내 아이를 위해 난 이제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 걸음마를 배우게 된 것 같다.

세파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P.S. 알라딘 서평을 쓰면서 별 다섯이 모자르다고 생각한 적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