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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道 1 - 천하제일상 ㅣ 상도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시대 상거래의 활동범위가 광대했음을 보여주는 책으로는 황석영의 <장길산>을 들 수 있다. 또 김주영의 <객주>에서도 단순히 소설에서 다룰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사료적 이야기가 서술된다. 그렇다면 최인호의 <상도>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는 과연 무엇인가? 라는 궁금증으로 이 책을 처음 대했다.
결과는... 실망!
미니 시리즈의 드라마 각본수준에 지나지 않는 스토리구조와 기껏해야 인삼전매권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별다른 새로움이 느껴지지않는다. 여러가지 상거래에서 주인공의 철학을 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과연 몇개나 되는지.. 책을 다 읽으신 분들은 한번쯤 점검해보시기 바란다. 인삼전매권을 타내기위한 백지수표발행이나 인삼을 태우는 것말고는 가슴에 남은 비즈니스 스토리는 없다.
또한 주인공에 대한 별다른 소재가 없음에도 이를 5권 분량의 소설로 늘이는 과정에서 끼여든다고 판단되는 군더더기는 긴장감을 풀어 헤친다. 중국에서 구해준 여인이 나중에 큰 은덕으로 돌아온다거나, 송이를 떠나보내는 대목은 TV드라마같은 소재에서 수도없이 반복해서 본 결말인데 설령 이것이 사실에 기반한 것이라 해도 우연과 상투적인 진행의 남발은 <상도>의 문학적 가치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상도>는 기대보다 가볍지만 진정한 상도덕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측면에서 읽어볼 가치는 있는것 같다. 하지만 얼마나 우리의 기억속에서 반복될 수 있을지는 두고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