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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게릴라 ㅣ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15
게리 해멀 지음, 이동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4년전인가...대학원 경영전략 수업시간에 대한항공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누구일까? 묻는 교수님 질문에 대다수의 학생들은 주저없이 아시아나항공을 말했다. 하지만 정답은 한국통신이었다. 왜 그런가?
그 이전 미국에 어학연수중이었던 난 영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날때 버진아틀란틱 항공사를 이용하면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것이 마치 엔터테인먼트에 참가해서 즐기는것과 같은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좌석앞에 달린 모니터로 영화를 보고 빨간 유니폼에 노랑머리의 푸른 눈동자를 지닌 인형같은 스투디어스가 주는 음료를 마시는 서비스는 잘 짜여진 퍼포먼스의 주인공이 된것 같았다.
파리의 상젤리제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들어간 Sephora에서 느낀 감동을 다음날까지 잊지못했다. 난생 처음 보는 거대한 매장. 거북스럽게 다가오지 않는 점원, 독특하지만 매력적인 매장 디자인... 세포라에서 구매한 향수는 향수 자체가 아니라 세포라의 이미지를 산것인지 모른다
<꿀벌과 게릴라>는 대한항공의 강력한 경쟁자가 왜 아시아나항공이 아니고 한국통신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더할나위없이 잘 설명해준다. 뿐만 아니라 내 머릿속에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업체로 포지셔닝된 버진아틀란틱과 세포라의 서비스의 실체가 무엇이었으며 왜 그런 강한 어필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답해주고 있다.
종래의 산업조직적 관점을 단숨에 뛰어넘을 뿐 아니라 도식적인 산업별 구조속에서 경쟁자를 선정하고 전략을 도출하는 패러다임을 순식간에 바꾸어줄만한 선동적인 논리가 이 책에 가득하다.때문에 난 차근 차근 다시한번 <꿀벌과 게릴라>를 곱씹어볼 생각이다. 내가 속은건 아닌지 면밀하게 검토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게리해멀이 제시하는 현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스팩트럼이 맞다면 과연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잘 훈련된 꿀벌로 교육받은 내가 어느날 갑자기 게릴라가 되어 부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며 두려움에 가득싸인체 어둠 저편에서 날 유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