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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평점 :
<언어의 온도>로 마음 속에 은은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셨던
이기주 작가님 신작 <보편의 단어>가 나왔어요.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 <마음의 주인>에 이은 <보편의 단어>
이기주 작가님 책은 전작 포함 제목이 모두 'N의 N'으로 통일되어 있네요. ^^
서문에서 '개인의 정체성과 그가 즐겨 사용하는 단어는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우린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고 하셨는데 요즘 저도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문제예요. 사람의 생각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고 그 생각은 언어의 지배를 받으니,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내 인생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잖아요? 바르고 고운 말을 써야 한다는 교과서 같은 당위성이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평소 언어 습관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어요.
내가 평소 어떤 단어를 많이 쓰는지 말뭉치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책에서 알려주는 것처럼 '보편의 단어'를 생각해보면 될 것 같아요.
사실 이 책은, 목차를 읽는 데서 이미 게임 끝났어요.
무조건 좋을 수밖에 없다!!!!!!!
챕터와 글 한 편의 부제만 읽어도 와닿는 게 있어요.
일상, 평범, 애증, 원칙 등 평소 많이 사용하는 보편적 단어에 대한 재정의라고 해도 될까요.
불행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일상에 가깝다(17쪽)는 생각을 어떻게 하셨을까요. 행복하지 않은 것이 불행이 아니라 일상이 망가진 게 불행. 단단한 일상을 가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한 문장으로 느껴지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행복해지기 위해 힘들게 노력하는 것보다 일상을 정돈하는 더 공들여야 한다는 깨달음.
첫 장부터 아하! 했는데 두 번째 장에서는 뜨끔했네요.
"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거야!"
옆에 있던 누군가가 미간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평범? 야, 솔직히 말해봐. 정말 평범한 걸 원하는 거야? 아니면 여러 조건이 평균의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 그러니까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원하는 거야?"
평범한 삶을 원한다고 이야기를 꺼낸 사람은 입을 다물었다.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평범이라는 단어가 그들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듯했다. <보편의 단어>, 이기주, 21쪽
'평범'은 제가 평소 많이 사용하는 단어예요. '나는 참 평범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면서 저의 소시민적 삶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삼고 있는데 그 단어가 어쩌면 남들처럼 살고 싶은 욕망을 대변하는 의미일 수도 있다니 너무도 다른 뜻으로 읽히는 거예요. 내가 말하는 평범은 과연 어떠한 평범인지 숙고해봐야겠어요.
이렇게 한 편 한 편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나를 대입시켜 돌아볼 수 있는 책이었어요.
저는 이 책을 앞으로 몇 번이고 천천히 다시 읽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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