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필사책 - 행복을 시현하다 영어필사책 1
아우레오 배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읽는 방법 중 하나로 필사를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아우레오 배 작가님의 <영어필사책 - 행복시현>이 나왔어요.

 


 

아우레오 배 작가님의 베스트셀러인 <영어책>을 필사해도 되는데 따로 필사책을 펴시게 된 배경은 <영어필사책> 서문에도 직접 설명하시긴 했어요.
'적당한 길이에 글씨를 쓰는 맛도 나면서 그 글을 따라 쓰며 좋은 생각도 습득하고 내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글은 찾기 어려웠다'고요. 저도 이전에 필사를 몇 번 한 적이 있는데, <영어 필사책>을 읽다 보니 그 말에 아주 공감하게 됐어요.

 

 

 

거기에 제 느낌을 더하자면,
<영어필사책>은 작가님의 두 전작 <영어책>과 <죽어도 살자>의 장점이 합쳐진 책이에요.


 

<영어책>은 영어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되는 문장이나 단문이 기본 동사를 중심으로 묶여 있어서 그 문장들이 내용상 서로 관계는 없는, 각각 독립된 주제나 상황을 가진 책이거든요. <죽어도 살자>는 작가님의 철학과 가치관, 추구하는 방향이 담긴 에세이집이고요.

 

그래서 그 둘의 장점이 합쳐진 <영어필사책>은 <죽어도 살자>에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를 특화시켜 <영어책>처럼 영어와 한국어로 읽고 쓸 수 있는 책이에요.

기존 출간되어 있는 필사책들은 여러 작품을 골라 모은 선집(選集)인 경우가 많죠(일반적으로 시). 아니면 <어린 왕자> 같은 좋은 소설 한 편을 통으로 필사하든지요. 

전자의 경우 '시'는 너무 정제되고 엄선되고 생략된 언어로 표현되기 때문에 일상어와 거리가 있어 영어 표현을 익히는 데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고요. 

후자의 경우 너무 길어요.
필사를 할 때, 주야장천 몇 시간을 매달려 있는 게 아닌데 완결된 글 한 편을 필사하지 못하고 조금씩 끊어가며 해야 하는 게 연속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영어필사책>은 기존 필사책의 단점이 모두 보완된 책이에요.
적당한 길이의 산문을 한 편씩 필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그보다 더 큰 장점은 바로 '언어'입니다.
저는 영어 소설이나 시 원문을 필사해본 적도 있고요. 외국어 시를 번역한 시집을 필사해본 적도 있어요. (아, 물론 한국 작가의 시와 글을 필사한 적도 있고요.)
그런데 영어 원문 그대로를 필사하면 앞서 말한 이유로 연속성이 떨어지거나 이해가 안 돼서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있고 번역문을 필사할 경우...... 너무 어색해요.

제가 그래도 우리나라 평균 독서량을 훨씬 넘는 정도로 책을 읽긴 하지만 90% 이상은 한국 작가의 책을 읽어요. 외국 작가의 글은 아무리 번역을 잘해도 저는 잘 읽히지가 않더라고요. 그건 단순히 문법에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그 나라의 사고 방식과 표현 방식이 달라서 그런 것 같아요. 이 말을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안 할 것 같은데, 원작 작가의 표현을 살려 번역을 하려니 어색할 수밖에 없는 것 같고. 제가 또 유난히 외국 작가의 글에 독해력이 떨어져서요.

 

그런데 아우레오 배 작가님의 경우, 영어와 한국어 둘다 능통하고 유창하시니 하고픈 말을 두 언어로 쓰실 수가 있는 거죠. 여기서 포인트는 두 언어로 '쓸' 수 있다는 거예요. 한국어로 쓴 다음 영어로 번역을 하거나, 영어로 쓴 다음 한국어로 '번역'을 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두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거요. 그래서 글이 자연스럽고 한국어 표현과 적합한 영어 표현을 매칭할 수 있어요.

 

표지 디자인과 책 제목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처음 책 표지를 봤을 때 정말 딱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문자를 디자인 요소로 삼은 것을 좋아하는데, 
책 표지 가운데 고딕 양식의 종교 건축물 창문 같은 프레임이 있고 그 안에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행복시현'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게 너무 멋졌어요.
상단 중앙에 작가님 상징 독수리 문양 금박도 noblesse한 느낌.
알고 보니 표지 디자인도 작가님이 직접 하신 거라고요.
포토그래퍼이자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시니....

 

<영어필사책>의 부제는 행복 시현, '행복을 시현하다'라는 뜻인데요.
작가님 한국 이름이 '배시현'
아니 어쩜 이래요? 한자까지 딱 맞게 示現을 쓰시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너무 절묘하잖아요. 이래서 될놈될이라는 말이 있는 건가요. 어떻게 이름도 시현.ㅎㅎㅎ


마지막으로 하나 더! 
다른 필사책들은 독자적, 개별적으로 발표된 글 중에서 좋은 글을 고르고 뽑아 놓은 것이죠. 그런데 이 책은 이번 필사책을 내기 위해 새롭게 쓴 글이에요. 한 명의 작가가 한 권의 책을 위해 새롭게 창작한 글이라는 거죠.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가 있기 때문에 꼭 필사를 하지 않더라도 그냥 읽기만 해도 좋은 책이에요. 

내용이 너무 좋거든요. 책에서 행복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있어서, 지금 우울하거나 절망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이 자기계발서처럼 읽어도 좋겠어요.

행복해지기 위해 주문을 외워봅니다.
행복 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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