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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가족에게 휘둘린다
비에나 패러온 지음, 문희경 옮김 / 김영사 / 2024년 9월
평점 :
어릴 때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내면에 머물며 현재의 성격과 태도,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한 책이다.
그런데 책의 시작인 저자의 말부터 충격적이었다.
이 책을 쓴 비에나 패러온의 어린 시절도 거의 범죄영화 수준. 어렸던 저자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리고 남편을 피해 도망다녀야 했던 저자의 어머니는...ㅠㅜ 자신의 생명은 물론 어린 딸과 자신을 보호하는 친정 가족까지 위험할 수 있는 그 상황을 지나온 그 여성은 (이후 이혼을 했다 해도) 멀쩡한 마음으로 살 수 있었을까. 그런 어린 시절을 겪었기에, 그런 어머니를 보고 자랐기에 저자는 결혼 및 가족 치료 전문가가 된 것이 아닐까.
결혼, 가족 치료 전문가로서 많은 상담자를 만나며 그들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태도와 성격, 겪고 있는 문제의 원인을 '과거의 가족 관계가 준 상처'에서 찾아 가치감 상처, 소속감 상처, 우선순위 상처, 신뢰 상처, 안전 상처로 유형화했고 유형에 따른 근원 치유 연습을 제시하고 있다. 치유 연습을 하기 시작했으면 현재의 내가 겪는 갈등을 푸는 연습을 해야 하고 그이후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평생 실천해야 하는 것이라고.
이 긴 과정의 시작은 역시나 시작은 현재의 나를 잘 아는 것. 그래서 현재의 내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고 그 문제가 과거로부터 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현재의 나를 제대로 안다는 것도 참 어려운 것 같다.
얼마전에 세계 태도 조사에서 한국만이 가장 소중한 가치를 물질적 풍요라고 꼽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국의 결과도 놀라웠지만 조사 대상이 된 다른 나라들의 결과가 거의 1순위로 가족을 꼽았다는 것도 놀라웠다. 대체 가족이 뭘까. 냉정하게 말해,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 과거에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없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 같은데.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점점 성격적 문제를 보이게 되는 거 같은데. 우리나라만 그런가? 가족을 1순위로 뽑은 사람들은 가족으로 인한 상처가 없는 사람들인지, 자신이 받은 상처를 내 후대에는 넘기지 않겠다는 미래지향적인 가치인지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가족의 중요성을 반증하는 건가.
가족이 1순위가 되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모든 상처받은 어른이들에게 조용한 격려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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