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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7월
평점 :
결론부터 말하면 파울로 코엘료의 장편 <오 자히르>는 작가의 명성만큼 뛰어나
지 못했다.
시종 신비주의적인 색상의 옷을 입고 있긴 했지만, 그 옷감은 낡고 비루했으며 어
디에서나 흔히 구입할 수 있는 질감의 것이었다.
작가는 이 글을 쓰기위해 2004년부터 파리와,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등 세계 곳곳
을 돌아 다녔다고 한다. 세게 곳곳뿐만 아니라 톰 울프의 소설 <허영의 모닥불>
이나 대니얼 킨의 <이스마엘> 등 기존 작품들의 곳곳을 누비며 용어나 스토리를
인용하며 소설의 재료로 적절한 양념을 했다.
하지만 겉옷의 색상에 비해 알몸은 초라했다.
“인간이 사랑하는 법을 눈뜰 때, 비로소 참된 세상이 이루어집니다. 그때까지 우
리는 사랑을 안다고 생각하면서 살겠지만, 사랑을 있는 그대로 대면할 용기를 갖
지 못할 겁니다. 사랑은 길들여지지 않는 힘입니다. 우리가 사랑을 통제하려 할
때, 그것은 우리를 파괴합니다. 우리는 사랑을 가두려 할 때, 우리는 그것의 노예
가 됩니다. 우리가 사랑을 이해하려 할 때, 사랑은 우리를 방황과 혼란에 빠지게
합니다.”
본문 내용의 일부처럼 소설 속 주인공은 우리 삶에서 가장 큰 에너지원인 사랑이
라는 ‘자히르’를 쫒아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자히르는 아랍어로 집착, 집념,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는 에너지원을 뜻한다.
작가는 ‘자히르’로 축약되는 인간 본연에 대한 염원을 ‘사랑’으로 귀결시키기 위해
너무도 진부한 스토리를 나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