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디세이 왜건, 인생을 달리다
시게마쯔 키요시 지음, 오유리 옮김 / 양철북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삶은 죽음보다도 더 큰 유혹을 발한다. 죽음의 마지막
결단이 내려지기 전, 삶은 지나간 아름다웠던 모든 시간을 떠올리게 하며 죽음이
보여주는 편안함을 압도 한다.
여기 죽음을 생각하는 사내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고 하나
뿐인 아들은 칼로 소파를 그러댄다. 사내는 정리해고를 당해 회사에서 밀려 났다.
암으로 누운 아버지와는 어릴 때부터 사이가 멀어졌지만 문병을 갈 때마다 아버
지가 찔러주는 5만 엔을 받기 위해 발길을 끊을 수 없다.
<오디세이 왜건, 인생을 달리다>는 죽음에 이르기 전, 삶의 후회를 털어버리는
한 사내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마치 미치 앨봄의 ‘에디의 천국’의 에디를 떠올리
게 한다.
다른 것이 있다면 에디는 죽은 후에 다섯 사람을 만나며 살아왔던 삶을 털어버리
고 천국에 이른 다면, 사내는 죽음을 코 앞두고 후회했던 삶을 털어 버린다는 것
이다.
소설은 전반적으로 환상 속에서 진행된다.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사내는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했을 시기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시작은 5년 전 교통사고로 죽은 아빠와 아들이 오디세이 왜건을 몰고 오며
시작된다. 그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 그는 자신의 나이로 변해버린 아버지를
친구로 만나 부자간의 허울을 털어버리거나 아내와 아들의 속마음을 들으며 자신
의 과오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삶은 부정하는 것보다 인정하는 것이 어려운가 보다. 삶이 힘든 이유는 억지스러
운 아집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나만의 세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편안한 삶을 원
한다면 나를 포함해 주위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