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 지닌 욕망 중 집착과 질투라는 자의식은 목적이 이루어지더라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열병과도 같다.

배고픔이라는 갈증처럼 ‘미련’이라는 욕구는 자신이 지켜왔던 인간적인 품위나 자존심마저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면서도 결국 공허한 허기짐으로 고통스러워 할 뿐이다.

단지 그 고통을 뱀파이어처럼 타인에게 전위시키지 않는다는 조건만 지킬 수 있다면 적당한 집착과 질투는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에노르가 그의 작품 <집착>(문학동네)에서 보여 주듯이 집착이라는 욕망은 결국 “무슨 대가를 치루더라도 진실과 행복을 얻기 위한” 잠시 동안의 모색일 뿐이다.

떠나버린 남자의 환영과 그의 새로운 여인에게 품게 되는 막연한 질투심은 문득 잠에서 깼을 때 떠오르는 희미한 꿈처럼, 어느 날 갑자기 무의미해 질수도 있는 법이다.

집착과 질투가 그 사람을 잊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라고 말 한다면 억지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적당한 고통은 삶의 면역성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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