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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참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 - 망설이지 않고, 기죽지 않고, 지지 않는 불량 페미니스트의 대화 기술
니콜 슈타우딩거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대화하는 방법을 배운다. 특히 책을 통한 대화의 기술은 어찌나 많이 출간되는지 검색만 해도 수많은 책이 쏟아진다.
'나는 이제 참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는 무엇보다 여성의 시각에서 들려주는 실생활 예제를 자주 보여주어 도움이 될 것 같다.
준비운동, 순발력 레슨, 실전 대화 기술로 이루어진 책에서 우리나라나 독일이나 어쩌면 여성 혐오는 심하고 시월드는 변함이 없는지 여성들은 점점 더 변화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여자는 왜 똑같은 일을 하고도 남자보다 적게 받는가' 챕터에는 독일의 남녀임금 격차가 21.6%로 여성이 79일 동안 무임금노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2014년 OECD 조사 기준으로 36.7%의 차이가 발생하여 남성이 받는 임금만큼 채우려면 여성은 1년 이상을 추가로 일해야 하며 2000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한국은 15년간 1위라고 하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욱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 살기가 힘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나를 향하는 공격은 준비되지 않았을 때 들어온다.
3초의 시간이 지난 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날 밤 자기 전, 며칠 후, 몇 달 후까지 문득 생각나서 괴로운 밤을 보낼지, 아니면 훌륭한 대응으로 여느 때처럼 평범한 일상이 될지는 나에게 달렸다.
대응 방법은 흔히 하는 이야기처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부터 '받은 공을 그대로 되돌려 주는' 15가지 실전 스킬에 대하여 알려 준다.
연습문제로 나를 사랑하는 연습, 역공을 날리는 기술, 내 마음대로 해석하기, 칭찬 주고받기 연습을 통해 나라면 내가 이런 상황에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예시가 나와 있는데 충분한 연습을 통해 그보다 더 다양한 대답을 내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 중 '나를 사랑하는 연습'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와 '내가 잘 못 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고 써볼 수가 있는데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하며 나를 조금 더 알아갈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는 정말 다양한 예시가 나오는데 그런 여러 가지 예시를 바탕으로 저자는 망설이지 않고, 기죽지 않고, 지지 않는 대화의 방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연봉협상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기획서를 달성하는 등의 일은 잘하지만 프리젠테이션은 부담감을 느껴 잘 못 한 실비아의 이야기에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연봉 협상을 하려고 이야기를 꺼낸 실비아는 제대로 답변을 못하고 사장에게 주도권을 빼앗겨 전처럼 남자들보다 부족한 임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태도를 바꾸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사전준비를 한 상태에서는 조금 더 가능성이 보인다.
자동차 판매점에 갔더니 남편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매 사원이 묻자, 당신의 상사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하거나 하는 등의 예시도 인상적이었다.
에필로그 '단호하지만 우아하게 방패를 치켜들라'에서 저자의 회사 여직원은 수줍은 체질이었지만 꾸준히 저자의 커뮤니케이션 워크숍을 들었다.
그리고 대형차 한 대가 천천히 가서 저자와 여직원이 타고 있던 경차가 먼저 추월을 하는데 주유소에 따라온 대형차의 남자가 시비를 걸려고 하자 여직원은 평온하고 느긋한 태도로 말을 하고 시비를 걸려던 남자는 그냥 가버린다.
그러자 저자가 무척 기뻐하는데 여직원의 두 손은 벌벌 떨리고 있었다.
꾸준히 워크숍을 듣는 동안 연습을 했고 그 연습이 하나의 결실이 되어 나타난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었다.
상대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나를 바꿀 수는 있다.
선을 긋기에 늦은 때란 없다.
피해자 역할을 박차고 나와라
이 세 가지 또한 중요한 이야기로 그래서 '나는 참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는 책 제목처럼 준비하고 연습하여 참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고 싶다.
슈테파니 슈탈의 '심리학, 자존감을 부탁해'와 새라 퀴글리의 '괜찮다고 말하면 달라지는 것들'에 이어 읽은 심리학책이자 자존감 책이었는데 세 책 공통으로 이런 이야기가 들어 있지 않았나 싶다.
정세랑님의 소설 피프티 피플에 나오는 인물 중 운영은 술에 취한 남편 대신 운전을 하고 집으로 오다가 잘 못하는 운전에 대해 "넌 대체 잘하는게 뭐야?"라고 하는 인철의 말에 험하게 자도 돌아누우며 자도 먼지 안 나는 침구가, 곰팡이 없이 깨끗한 욕실 타일이, 주름 잡혀 걸려 있는 양복 바지가, 오래되었지만 가죽이 은은하게 빛나는 쇼파가 자동으로 그렇게 유지된다고 인철이 당연히 여기고 있는게 아닐까 의심만큼은 오래 해왔다. 인정해 주리라는 기대 같은 것은 없었다. 그런데도 그날밤, 그순간, 운영은 화가 낫다. 몰라? 정말 몰라? 이렇게 잘하는데 어떻게 몰라? 이렇게 화가 싸이다 폭발하여 차를 세우고 남편을 내리게 하는데 실수로 남편이 다치고 만다.
소설 속 인물이었지만 운영처럼 같이 화가 나는 지점이었는데 이 책을 운영이 읽었다면 다르게 대응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어떤 부분이든 결국 연습이 필요하고 그 연습을 더 늦기 전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를 끌어안고 전전긍긍할 것인가, 지금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할 것인가.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지고 행동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있다가 밤에 생각나서 이불 차는 행동을 할 것인가.
결국, 모두 나에게 달렸다.
혼자 읽기에는 아쉽고 다른 이들보다 특히 여성이 읽어서 '유리천장은 깰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던져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