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로 정부가 말하는 집단이기주의자들은 늘어날 것"
 '쌀과 영화' 촛불문화제, 농민 비롯 각 분야 문화예술인 참여
이메일보내기 박형철 기자
 
17일 열린 영화인과 농민의 촛불문화제. 문경식 전농의장, 최진욱 영화노조 위원장, 안성기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 정진영 집행위원장, 배우 최민식 씨가 농민가를 부르고 있다.
▲ 17일 열린 영화인과 농민의 촛불문화제. 문경식 전농의장, 최진욱 영화노조 위원장, 안성기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 정진영 집행위원장, 배우 최민식 씨가 농민가를 부르고 있다.

2월 17일(금) 광화문 시민열린광장에서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FTA 저지 범국민대책위(이하 범국민대책위)’ 주최하고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이하 영화인대책위)’가 주관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1천 여 명의 농민, 노동자,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1천 여 명의 영화인들 그리고 2천 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초 한 자루의 온기에 의지한 채 한·미FTA의 부당성을 성토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농민과 영화인이 식량주권과 문화주권을 지키기 위해 함께 투쟁한다는 의미의 ‘쌀과 영화’라는 주제로 치러졌다.

영화인들과의 투쟁에 동참한 농민들

안성기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과 문경식 전국농민회 의장은 합동 연설을 통해 “미국은 우리의 하늘인 쌀을 빼앗지 말라”, “미국은 우리의 집인 스크린쿼터를 부수지 말라”며 농민과 영화인이 하나되어 한·미FTA를 반대한다고 외쳤다. 또한 이들과 더불어 배우 정진영, 최민식, 최진욱 전국영화산업노조 위원장은 함께 <농민가>를 부르며 영화인과 농민의 단합을 결의했다.

이 행사를 지지하기 위해 방문한 천영세 의원은 “언제 이 땅에서 농사꾼과 배우, 감독이 만난 적이 있던가. 오늘은 쌀과 영화, 농민과 영화인이 함께 만난 아름다운 밤”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FTA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의료, 교육, 법조계, 방송 등 정부가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집단이기주의자들이 점점 늘어갈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의 남궁연 비상대책위원장도 “초국적 자본이 국내에 들어와 대기업, 금융 등 모두를 말아먹었다.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도 지분의 반 이상을 양키들이 가져갔다. 그러는 동안 노동자들만 비정규직과 해고로 길거리에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무리 어른이라 해도 상대가 공룡이라면 보호되야 마땅하다”며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에 민주노총도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이날 문화제 행사는 ‘오 브라더스’ 밴드의 공연을 시작으로 영화인, 농민, 개그맨, 학생, 가수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이 무대에 섰다. 이들의 공연에는 스크린쿼터 사수, 식량주권 쟁취, 한·미FTA반대, 무능력한 정부 비판 등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영화인 측에선 양동근의 힙합, 정두홍 액션스쿨의 무술 퍼포먼스, <왕의 남자> 패러디, 각종 영상 등으로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영화인들과 농민들은 한데 섞여 앉아 한미FTA 반대를 외쳤다.
맨 앞자리엔 배우 오달수 씨와 임원희 씨.
농민 측에서는 ‘강원도 횡성댁’의 공연으로 정부를 풍자하고, 투쟁의 열기를 높였다. 특히 이 공연은 농민의 서러움을 적나라하게 연기해 영화인들을 비롯 많은 시민들을 눈물짓게 했다.

또한 정태춘, 박은옥 씨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에 나서고 있는 문화예술인과 평택 대추리 주민들과 함께 나와 <리철진 동무에게>, <92년 장마, 종로에서> 등을 불렀다. 정태춘 씨는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경제적·문화적 독립국인 줄 알고 있다”며, “문화주권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독립하라고 하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봄이 오기 전에 신자유주의와 미국에 반대하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날 영화인들은 무대 위에 올라 <아침이슬>을 부르며 다시 한 번 투쟁 결의를 다졌다. 이밖에도 이 행사엔 전인권, 김장훈 등과 여러 개그맨, 방송인들의 공연이 있었고, 이들 또한 스크린쿼터 사수와 식량주권 사수를 외치며, 농민과 영화인들을 적극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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