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현판식에 즈음한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의 입장



1.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왜곡되고 은폐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바로잡아 민족의 미래를 밝히는 것을 주 임무로 하고 있다. 2005년 12월 22일 오늘은 대한민국이 그간의 과오를 씻고 새롭게 탄생할 계기를 맞는 역사적인 날로서, 진실화해위원회는 온 국민의 축복을 받으며 기운차게 출발함이 마땅하다.


2. 그러나 이 기쁜 날, 누구보다도 기뻐 춤추어야 할 우리가 조금도 기뻐할 수 없음에 착잡함을 금할 길이 없다. 미진한 법에 미진한 시행령, 게다가 실질적인 조사가 전혀 불가능한 정원과 편제를 갖고서 발족하는 위원회가 진실규명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얼마만큼이나 수행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 편제상으로는 한국전쟁전후의 100만 민간인학살, 현재 확인된 사건만 해도 700건이 넘고 앞으로 그 몇 배에 달하는 사건이 접수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규모 민간인집단학살사건들을 겨우 20-30명의 조사관이 감당하도록 되어 있다. 민족의 반백년 한, 해묵은 숙제를 풀자면 200명도 부족한 판에 20명이라니 이 무슨 해괴한 노릇인가?


3. 문제 많은 법을 만들어 진실규명 자체를 어렵게 만든 국회도 국회지만, 이런 정도의 규모로 역사적 진실규명이 가능할 거라고 여긴 정부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 그리고 그것도 많다고 규모를 더 깎아내린 기획예산처,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사태를 방치한 책임있는 기관과 인사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왜곡된 진실의 규명인가, 아니면 생색내기 조사를 통한 또 한 차례의 진실 왜곡인가?


4. 이제 공은 위원회로 넘어왔다. 왜곡, 은폐된 진실을 밝혀 역사를 다시 정립하는 일은 고스란히 국가 독립위원회인 진실화해위원회의 몫이다. 위원회는 그 앞길에 놓인 모든 암초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가며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역사적 책무를 완수하여 국민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과제는 잘못 꿰어진 단추를 다시 끌러서 잘 꿰는 일이다. 그래야만 위원회가 바로 서서 진실을 밝히는 책무를 다할 수 있다.


5. 한국전쟁전후의 100만 민간인학살의 진실을 밝히자는 일념으로 오직 한 길을 달려온 우리 범국민위원회는 공식 출범하는 위원회에 다음을 요구한다.



- 위원회는 잘못 만들어진 시행령의 개정을 그 첫번째 의제로 삼아야 한다. 그 의제는 위원회의 토대를 다시 세우는 것으로서, 사무처장 심의보다도, 다른 어떤 안건보다도 긴급한 과제다.


- 시행령 개정안을 토대로 실질적인 조사가 가능한 위원회의 새 틀을 짜는 일을 그 두 번째 의제로 삼아야 한다. 실질적인 조사가 불가능한 위원회는 그 존재 의의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분란만 조장하여 결과적으로 역사적 죄악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 시행령이 개정되고 위원회의 새로운 틀이 만들어질 때까지 위원회는 꼭 필요한 업무 중심으로 잠정 운영하는 것이 좋다. 어설픈 시작은 예기치 못한 많은 화근을 낳기 쉽다.


- 새로 편성되는 위원회는 철저한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100년 민족사를 재정립하여 미래 한국의 길을 밝히는 일이 이제 시작된다. 위원회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그 중차대한 임무를 깊이 자각하고 민족의 예지와 슬기를 모아 갖은 난관을 극복해가며 국민들에게 인권한국, 평화한국,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을 주어야 한다. 첫 단추가 잘못 꿰인 위원회를 다시 세우는 일이 그 첫걸음이다.



2005년 12월 22일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상임공동대표 이이화, 김영훈


강화희생자유족회,거제유족회, 거창유족회, 고양금정굴학살희생자유족회, 고창유족회, 고흥유족회, 괴산군사리면보련유족회, 나주동창교양민학살사건진상규명추진위원회, 나주봉황유족회, 남양주진접면피학살유족회, 단양곡계굴희생자대책위원회, 대구유족회, 대전산내학살희생자유족회, 문경양민학살피학살자유족회, 백조일손유족회, 보성유족회(준), 부경유족회, 산청시천삼장양민학살사건피학살자유족회, 여수남면양민학살유족회, 여순사건유족회(여수, 순천, 구례, 광양, 보성, 남해), 완도유족회, 익산역미군폭격유족회, 임실유족회(준), 전주교도소유족회, 정읍보도연맹유족회, 제주도예비검속연합유족회(제주북부유족회, 삼면유족회, 만벵디유족회, 백조일손유족회), 창녕유족회, (사)함평사건희생자유족회, 함양도북유족회, 해남군유족회


거제박물관, 거창민예총,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고양금정굴양민학살사건진상규명및명예회복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 고양시민회, 광주NCC인권위, 국제민주연대, 나주문화원, 나주사랑시민회,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민간인학살문제해결을위한경남지역모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새사회연대,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 열린사회희망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자유평등연대를위한인권운동센터(광주인권운동센터), 전국역사교사모임,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북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제주4, 3연구소, 지리산외공양민학살사건진상조사위원회, 진주사랑청년회, 천주교청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 파주시민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와통일을위한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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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 02-773-5158, 02-773-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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