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서 5월 중순까지가 내 입장에선 가장 바쁜 기간이다.
6,000명 정도가 참가하는 백일장을 개최하는 주최측에 속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부수적으로 쫓아서 해야만 하는 일들이 만만치 않다. 
심사위원으로 불러들일 작가, 시인들이 대략 50명 남짓 ...
추천하고, 섭외하고, 당일날 일일이 아는 척, 접대도 내 몫이다.

참가자가 6,000명이라지만 초등3.4학년부 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함께 오는 학부모들까지 헤아리면 거의 10,000명에 육박한다.
가끔 역사책에서 학살된 사람들의 수, 참가한 사람들의 수를 논할 때
피해자 수치가 추상적일 때마다 내 머리속에는
자연스럽게 당일날 백일장에 참가한 사람들의 운집된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그 모두를 인천의 문학경기장에 죄다 모아놓고 한꺼번에 원고지 배부해주고,
주제 발표하고, 2시간 반에서 3시간 동안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끝나길 기원하며 관리해야 한다.
백일장이 끝났다고 집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다음날 곧바로 백일장 심사가 있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심사하게 하려면
참가자들의 인적 사항이 적힌 원고지 표지를 일일이 떼어내고 헷갈리지 않게
원고지와 표지에 동일한 일련번호를 넘버링해야만 한다. 

백일장이 끝나면 곧바로 잡지 마감에 돌입이다. 
서재든, 홈페이지든 뭘 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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