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 없이 주는 나라

지난 노무현 정부가 잘못해서 그런 건지 잘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시사인>을 읽다보니 요즘 MB정권에서 총애받고, 잘 지나가는 인물 중 상당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앉힌 인물들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MB는 지난 정권의 인물이라고 모두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전임 정권에서도 유능한 인물들은 골라서 재활용하고 있다. 그들은 이번 정권 들어 더 잘 나간다.

예를 들어 이용훈 대법원장은 2005년 9월 14일 대법원장에 임명되었는데, 노무현 탄핵 당시 법률대리인단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한 앙큼한 경력으로 대법원장에 올랐으나 사실 이 분은 대법관 퇴임 이후 잠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기간 중에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사건에서 삼성측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다. 또한 지난 대선에선 불거진 BBK 특별검사에 보수성향의 정호영 전 서울고등법원장을 추천하는 등 MB 대통령이 살펴보니 하는 일마다 공평무사한 지라 신임을 얻었다고 한다. 진보좌빨 주간지인 <시사인>도 이런 부분을 인정하여 <노무현 용인술 덕에 MB가 편하네>란 기사를 내고 있다.  기사를 보니 김황식 감사원장, 어청수 전 경찰청장, 임채진 검찰총장, 김성호 전 국정원장 등도 모두 전임 노무현 정권 때 중용된 인물이었다.  

반대로 인명진 목사를 비롯해 MB정부를 지지했던 많은 이들이 MB정부의 구태의연한 이념대결, 내 사람 챙기기, 반 실용주의 등에 대해 비판했지만 사실 MB정부도 국민통합과 화합을 위해 오바마 못지 않게 진땀나게 노력하고 있는 것을 이해해주지 못하고 있는 거다. 그렇게 해서 현직에 있는 그들이 박쥐가 아니라면 당연하게도 이명박 정부는 그들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나름대로는 국민 화합과 국민 통합을 위해 애쓰고 있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홍보의 달인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이라면 당연히 이런 부분을 부각시켜야 하는데, 워낙 반말 들어 싼 기자들과 해직당한 오페라 단원들에게 반말하러 다니셔야 하기 때문에 아직 이런 결정적인 부분을 미처 홍보하지 못하는 거다.

지난 노무현 정부가 가장 잘못한 것이 국민들에게 무엇 하나 주는 것 없이 미움 받은 일이다. 그래서 MB정부는 무엇보다 먼저 국민들에게 아낌 없이 주는 나라를 만들겠노라 굳은 결심을 하셨다. 그래서 MB정부는 우선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주민들에게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하기로 해주셨다. 또 다주택 소유주 분들에게는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폐지해 주기로 하셨다. 또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아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분양값 상한제도 역시 폐지하기로 하셨단다.

조중동, 재벌들에게는 신문사의 공중파 방송 겸용을 허하시고, 산업자본으로 이 나라를 세계 경제 대국으로 키운 재벌들의 노고를 높이 치하하여 아예 은행도 소유하라 하셨다. 다만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 이들은 국가안보, 경제안보를 지키느라 불철주야 고생하는 국가공안기관에 속한 여러분들이다. 앞으로 포털사이트들은 일반 네티즌들이 주고 받는 메일을 모두 1년간 장기 보유하도록 했으니 이 모두 국가기관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열람을 위함이라. 국가안보 및 경제안보를 위해서는 외국인의 자유로운 도감청을 허하시고, 내국인들의 경우엔 부분적으로 이를 허하시니 이들의 일감이 날로 늘어남에 야근이 폭주할 듯 하다.

이 모든 것이 모두 강부자, 고소영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MB의 국정운영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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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9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0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1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turk182s 2009-03-23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CC888888 이말밖에..요즘 별로 말이필요없는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