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겨우내 제멋대로 자란 가로수들
가지들 제멋대로 가위질 당하고 

2월에는 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지명수배 중이다

별들은 회색 구름에 가리워져 있고, 
꽃들은 망울 속에 감금당한 채 눈치만 보고,
바람의 흔적을 맡게 해줄 낙엽도 없는 거리엔
메마른 먼지들만 콧속을 간질인다

그러나
2월은 예감하는 계절
구름 뒤에 가리워진 별을 예감하고,
망울 속에 감금당한 꽃들을 예감하고, 
제멋대로 잘려진 가지의 새싹을 예감한다  

2월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2월의 예감은 어긋나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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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4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9-02-25 09:52   좋아요 0 | URL
한 10년 쯤 전에 그를 만난 적이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