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얼문화재단에서 계간 『황해문화』 편집자를 모십니다.
새얼문화재단은 지난 1983년 10월 23일 창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문화재단입니다. 새얼문화재단은 지난 1992년 창간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1993년 12월 1일 ‘지구시민사회를 꿈꾸려면 지역에서 출발하라!’는 모토로 계간 『황해문화』를 창간했습니다.
계간 『황해문화』는 매 계절마다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을 다루는 시사종합교양지로서 2008년 가을호로 통권 60호에 이릅니다. 세계적 시각에서 지역을 보고 지역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상호침투적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역사적 전환을 창조적으로 모색하는 주춧돌이 될 것을 다짐하며 창간된 『황해문화』는 내부도, 외부도 없는 세계체제의 중심에 저항하며 새로운 주체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황해문화』는 공허한 담론보다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담론의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 이론을 창안하고자 합니다. 21세기를 상징하는 속도의 시대는 성찰이라는 되새김을 통해서만 가능한 비판적 사유를 마비시킵니다. 현란한 상업문화와 자본과 현실의 검열 속에서도 『황해문화』는 느릿느릿한 소걸음일지언정 호랑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새얼문화재단에서는
단순한 편집기술자가 아니라 자신의 헌신과 열정으로
세상의 긍정적인 변화에 이바지할 문화운동가를 모십니다.
1. 주요 업무 분야
계간 『황해문화』 편집자 -1명(정규직)
: 기타 재단 사업지원 및 홍보 등 업무
2. 지원 자격
지역문화운동에 관심있고, 열정있는 젊은이.
초대졸 이상 졸업.
해당분야 경력자, 인천 거주자 특별 우대(신입 환영)
3. 보수 및 근무조건
* 보수(경력에 따라 협의)
* 근무조건 : 격주 휴무
* 4대 보험 적용, 차량 유지비 등 별도 수당 지급
* 장기근속자의 대학원 진학 지원(장학금 지급) 등 학업 지원
* 자녀 학비 지원
4. 전형 방법
* 1차 서류 전형
* 2차 면접 : 서류 전형 합격자에게 개별 통보.
5. 1차 서류 전형에 필요한 서류
* 이력서 + 자기소개서 1부
6. 접수 기간 및 방법
* 기간 : 2008년 8월 15일까지
* 제출하실 곳 : hwanghae@hanafos.com
*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문의 사항이 있으면 메일로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7. 회사 위치
인천 중구 신흥동3가 7-241 정석빌딩 A-609 새얼문화재단
새얼문화재단과 계간 황해문화의 자세한 활동사항은 홈페이지를 참조해주세요.
(http://www.saeul.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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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북에디터" 사이트에 놀러갈 적마다 내가 이곳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이직을 희망한다면 과연 나는 얼마짜리일까? 나 같이 한 직장에서 14년이나 일하고 있는 편집자(장)를 원하는 곳이 있을까 싶을 때가 있다. 한때는 나도 이곳저곳에서 오라고 할 때가 있었다. 아는 선배가 출판사를 차린다고 연봉 후하게 쳐줄 테니 함께 일하지 않겠냔 제안도 받아봤고, 일반 대기업체의 홍보실 근무 제안도 받아봤지만 난 왜 이곳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 이유야 여러가지일 테지만 몇 차례 제안을 거절한 뒤부터는 그런 제안 자체도 끊겼다.
대체로 편집자들의 몸값이 아니, 여기저기 오라는 데가 가장 많을 때가 3년차에서 5년차 정도이지 싶다. 단독진행이 가능하고, 나름의 안목도 생기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신입편집자들이 듣노라면 거북할지 몰라도 그 전까지는 사실 선배에게 얹혀 가는 정도라고 봐도 대체로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14년 동안 헤아려보니 7명과 함께 일했었다. 평균 2년에 한 번꼴인데, 사실은 짧게는 2년에서 2년 반 정도는 함께 일했던 것 같다. 올들어 갑작 평균 근속수를 확 줄여먹는 친구들이 입사했다가 나가버리는 바람에 그리 되었다.
"황해문화"는 참 별난 잡지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발간되는 잡지로서 발간될 때마다 어찌되었든 언론이 취급해주는 계간지는 거의 없었다. 80년대 잡지와 금서 탄압 시절에 서울에 잡지등록하기가 어려워 연고가 있는 지방에 잡지등록을 한 예는 있어도 순수하게 지역에서 발행되는 계간지가 이 정도 위치에 오른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도 "황해문화"는 그간 우리 잡지 역사에서 보기드문 잡지인 셈이다. 그러나 그 보기 드문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자긍심이 가끔은 날 잡아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생운동, 요즘은 이런 말 자체가 없는 대신에 청소년문화운동, 청소년인권운동이란 이름으로 좀더 많이 불리운다. 구태여 이 두 운동의 용어 차이가 생긴 이유를 말하자면 '정치색'을 탈색하려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고등학생운동이란 말이 품고 있는 정치성이 문화운동, 인권운동에서는 완전히 배제는 아니더라도 희석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되었거나 그 운동 이래로 나는 이른바 하방연대하여 지역문화운동가로 살겠다고 결심했었다. 결과적으로 지금 그렇게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시위꾼은 아니다.
이번 촛불시위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대한민국은 모든 것을 수도 서울이 독점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지역박물관이 발견하고 조사한 유물도 지역박물관에 소장되는 것이 아니라 서울의 국립박물관으로 옮겨간다. 아마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국보를 소장하고 있는 곳이 경주박물관일 것이다. 나머지 박물관들은 글쎄다. 지방 사는 사람들도 촛불시위하러 서울로 간다. 만약 자기 지역에 무슨 현안이 있는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지역의 운동가들과 연대할 수만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시위하러 서울까지 가야할 이유는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화려한 수도 서울의 꿈에 갇혀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무도 주목해주지 않는 이 곳에서 이렇게 살고 있는 내가 가끔은 답답할 때가 있다. 온전하게 서울 토박이인 내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천에서 14년째 일하고 있다. 내가 좀더 유능했거나 좀더 무능했다면 진즉에 이곳을 떠났을지도 모른다.
인천을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마도 글쎄일 것이다. 인천은 너무나 거대해서 나 같은 사람이 감히 사랑한다거나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 거북한 존재다. 그건 외지인으로서의 시각, 이방인으로서의 시각이 나에게 항상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세상 모든 지역, 모든 사람을 낯설게 보겠노라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사람이다. 그 이유가 아니라면 14년이나 이곳을 떠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나는 송림동 수도국산이 아직 달동네일 때부터 그곳을 찾았다. 어느날 집집마다 붉은 페인트로 번지수가 먹여지고, 며칠 후엔 다시 붉은 페인트로 X자가 그려진다. 살던 사람들이 떠난 것이다.
그리고 다시 며칠이 지나면 그 건물은 사람의 흔적 대신 길고양이와 쓰레기 더미들이 차지한다. 그렇게 달동네 하나가 없어지고, 사람들도 사라진다. 낯설게 바라보려는 나에게도 낯선 풍경들이 그 살풍경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지금 그곳엔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고, 옛사람의 흔적은 박물관이 대체했다. 요즘 나는 지역신문에 칼럼을 쓰고 있다. 사실 서울에서 발간되는 잡지에 글을 쓸 때보다 지역신문에 글 쓰는 일이 훨씬 더 부담스럽다. 모든 것이 구체적이고, 연루된 모든 사람의 이해관계가 눈에 밟힌다. 그리고 내가 글을 써서 욕먹는 사람과 도움을 얻는 사람 모두 나에겐 친숙한 이들일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은 친구가 없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계간지이다 보니, 그리고 나 자신도 사람들에게 말하기 쉽게 편집주간의 잡지란 식으로 말하곤 한다. 그게 서울이라면 그 말이 100% 맞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긴 인천이다. 익명으로 가득한 서울에 비교하자면 시골촌구석인 셈이다. 지역정치는 중앙정치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훨씬 더 잔인하며, 살벌하다. 그 살벌한 공간에서 편집주간이 바라보고 있는 곳을 함께 바라만 봐서도 안되고, 그가 비워둔 부분을 남모르게 채우고, 보수해야만 하는 하중이 때로 너무 무겁다. 이제 다음호면 "황해문화"도 60호를 맞이한다. 많은 이들이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선 이곳을 지키는 일이 날 부려먹는 사람들의 말대로 나에게 주어진 일일지도 모르지만 때로 나 역시 이곳을 지키는 일이 너무나 힘이 든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나 역시 다른 삶, 파랑새를 찾아 날아가고 싶은 욕심이 들기 때문이다.
일생일업(一生一業)이란 그래서 참으로 힘들다.
* 뭐? "황해문화"를 모른다고? 흐흐... 검색창에 넣고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