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어느날의 9시 뉴스에....

오늘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1야당의 이회창 총재와 더불어 국정 현안에 대한 논의를 가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열린 여야간 회동은 제1야당 총재인 이회창 총재가 국정전반에 걸쳐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대해 청와대 측에서 이를 받아들여 이루어졌습니다.

이회창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임산부 출산 육아에 대한 국고 보조는 지나친 좌파 복지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급격히 좌경화되려는 조짐을 경계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의 국회비준에 대해 제1야당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회창 총재는 국익이 걸린 현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조할 자세가 되어 있으며, 원한다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도 동행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췄습니다.

조선, 동아, 중앙일보에서는 이번 청와대 회동을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잃어버린 10년과 실종된 여야 합의에 의한 민주주의의 실현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라며 여야는 한뜻으로 굳건한 한미동맹의 복원과 경제성장이라는 21세기 선진국가 건설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를 자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조갑제, 류근일, 김용갑 등 보수논객들은 이회창 총재의 청와대 회동에 대해 대통령 당선 이후 사회복지 예산 축소, 기업의 규제 철폐 등에 대해 소극적인 청와대의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아침에 뉴스를 보니 아직 출마선언조차 하지 않은 이회창 전 총재의 지지율이 정동영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회창의 출마설은 사실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것 같지만 정계 일각에선 이전부터 그런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왔다. 어떤 이들은 이회창의 출마가 정동영 후보에게 득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던 모양인데, 이명박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보수의 분열은 이전부터 종종 보아오던 진보의 분열과 다른 형태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문국현이 민주노동당의 정책적 입지와 방향을 좀더 좌측에 자리잡도록 한다면, 이회창의 출마는 이명박의 위치를 중도보수 내지는 신보수로 보이게 만들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이회창과 박근혜의 결합은 냉전적 보수 세력의 결집이란 측면에서 기존의 한나라당이 담아내지 못한 혹은 한나라당의 중도지향에 불만을 느껴온 보수세력의 분화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문제는 '범여권' 혹은 후보단일화라는 몇차례에 걸친 마법에 익숙해진 대중이 과연 막판 단일화에 모든 걸 걸고 있는 현재의 범여권이 단일화에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그 파괴력은 예전같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학습효과 같은 것이다. 한나라당은 계속해서 새로운 이벤트들이 양산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마저 낯익은 대선후보를 냈다. 권영길 후보의 자질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정치적 대중 감각 없는 정당, 진보세력이란 생각을 다시금하게 만든다(이럴 때 보면 정당의 대중조직, 지역조직이란 진성정당체제가 도리어 대중과 호흡해야 하는 진보정치의 숨통을 막기도 한다). 말은 진보이건만 자꾸만 진부해지고 있다.

2008년의 끔찍한 뉴스가 실현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보수화의 바람이 앞으로 5년만 갈 것이라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올해가 더욱 끔찍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7-11-06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거꾸로 가는 정치판..

2007-11-06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