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람들에게 계획을 세울 때,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단기적인 계획과 나를 단련시켜줄 수 있든 중·단기 계획을 함께 세우라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단기적인 계획이란 오늘 저녁에 뭐 먹지?’ 또는 평소 같으면 약간의 죄책감이 들어서 선뜻 구매하기 어려웠던 나를 위한 선물을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는 거죠. 저는 이번에 책을 내고 나서 그동안 수고한 저를 위해 건프라(라는 장난감 피규어) 몇 종을 구입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중·장기 계획은 지난 번 모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짧게는 6개월 단위 공부 계획이나 2, 3년짜리 공부 계획 같은 것을 세우는 것입니다. 왜 공부 계획을 최소 6개월 단위로 짜느냐면 그래야 포기하지 않게 되고, 내가 목표로 세운 계획에 다소 미달하게 되더라도 나에게 실망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저는 지난 상반기에 문화콘텐츠스토리텔링에 관한 공부에 집중했고(물론 이 공부를 올해 갑자기 했단 의미는 아닙니다. 제 전공 분야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공부를 해나가는 와중에 예술과 철학(또는 미학)에 대한 3~4년짜리 공부 계획을 준비해서 조금씩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지금껏 지켜보셨으니 아시겠지만, 3~4년짜리 계획은 매일매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하는 형태로, 자료를 모으고, 관련도서들을 사들이는 일 정도로 하고 있어요.

 

계획이란 건 언제든 변경될 수 있는 것이고, 독학을 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지치고, 도망가면 안 되는 공부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파고들겠다는 마음이 들 때까지 슬슬 저변을 넓혀나가는 공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무모한 생각이란 사실, 좋은 아이디어이지 결코 성취될 수 없는 소망이 아닙니다. 다만, 그것들을 오늘이나 내일, 이번 달이나 다음 달에 실행에 옮겨야지, 올해나 내년에 당장 하겠다고 마음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마치 버킷리스트처럼 언젠가는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잊지 않는 마음이죠. 그런 마음을 품고 있으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길을 걷다가도, 서점에 갔을 때, 또는 영화를 봤을 때, 문득문득 내가 마음에 품고 있었던 그 생각과 계획들이 떠오르게 됩니다.

 

관련한 공부 책들을 한꺼번에 사면 큰 비용이 들겠지만, 이렇게 생각해두었던 것들을 서점에 갔을 때 발견할 때마다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한두 권씩 쟁여두다 보면 언젠가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길 때마다 펼쳐서 읽게 되거든요. 그런 방식으로 실천하면 지치지 않고, 무리하지 않아도 서서히 내가 정한 방면의 공부가 축적됩니다. 공부에 비약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비약의 순간은 있지만, 그것은 축적의 결과를 어느 순간 스스로 인지하게 되는 순간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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