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본주의 선언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정성진.정진상 옮김 / 책갈피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반자본주의 운동은 자유, 평등, 연대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그러한 가치들은 오직 세계 자본주의에 반대해,

그리고 세계 자본주의를 대체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우리는 쟁취해야 할 세계가 있다.

 

한동안 소설만 몇 권 보다가 오랜만에 사회과학서적을 집어들어서 그런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진도 나가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대학원 입학전 한 때 난독증에 시달려 글을 읽지 못하고 문자 사이에서 허우적거렸다. 그 때의 악몽이 떠오르는듯 했다.

 

마르크스주의 이론가로 널리 알려진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신간이다. 21세기의 [공산당 선언]이라고 할만하다는 책표지의 문구는, 책의 정신과 어긋나게 다분히 상술이 포함된 선전문구에 불구하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형편없다는 말이 아니라, 너무나도 과장된 수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신자유주의의 실태를 고발한다. 신자유주의는 빈곤과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했다. 또한 신자유주의 정책이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얘기되어지지만, 실제로 신자유주의 이후 경제성장률은 7-80년대 호황기의 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했다.

저자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반세계화 운동을 반자본주의 운동으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해부해 부르주아적, 지역적, 개량주의적, 자율주의적, 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 운동으로 반세계화 운동을 분류하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러한 반자본주의 운동들이 올곧은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정의, 효율성, 민주주의, 지속가능성이라는 4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저자의 특징 때문인지 책상앞에서 쓰여진 고민과 사색의 향취보다는 거리의 흙내음이 느껴지는 글로 채워져 있다.(물론 저자의 생각의 깊이가 얕다는 말은 아니다.) 거리의 향취 때문인지 글에서 약간의 격앙된 감정이 느껴지고 다소 추상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특히 결국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반세계화운동, 반자본주의운동이 왜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지는 나타나 있으나, 그래서 쟁취할 세계가 어떠한 세계인지에 대해선 설명이 부족하다. 다른 세상을 제시하기 보다는 현재 세상에서 탈주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으로 보인다.

 

대상의 본질에 대한 이해, 비판의 타당한 근거, 방향의 구체적 제시, 과학적 대안의 마련.

이러한 과정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세계의 쟁취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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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5-09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리뷰에 뽑히신 거, 축하드립니다. 이 리뷰도 퍽이나 마음에 드는군요. 또 뵐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