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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플랜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평점 :
라섹수술로 한 달간 독서를 쉬었다. 그간 눈이 근질근질, 참을 수가 없었다. 활자중독이라 닥치는대로 뭐든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내가, 한달간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읽을 수 없었으니. 갈증에 목이 마를대로 말라있던 중 만나게 된 이 책은 표지에 쓰인 스티븐 킹의 "일단 읽어라!"가 마치 무슨 주문처럼 날 유혹했다. 거기다 두툼한 두께까지. 흡족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열고서 푹 빠져들었다. 한순간도 놓지않고 한달음에 읽어내린 책이 최근에 얼마나 있었던가..
행크와 제이콥 형제는 부모님의 유언을 7년째 실행해오고 있었다. 두 형제가 나란히 부모의 무덤을 찾는 일. 12월의 마지막 날을 그렇게 몇년간 새해를 맞이하는 의식처럼 해온 부모님의 무덤을 찾는 그 일을 위해 형의 친구 루와 셋이 나선 길에서 우연히 붉은여우를 만나고, 그 여우를 쫓아간 제이콥의 개를 찾다가, 눈덮힌 숲에 다다라 추락한 경비행기를 발견하고, 내키지않았지만 '어쩌다' 그 경비행기 속을 확인하게 되어, 까마귀가 쪼아먹은 조종사의 시체와 함께 현금 4백40만달러를 발견하게 된다. 우연과 우연의 거듭으로 사건은 시작되어버렸다. 돈을 발견한 순간, 그리고 그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순간 그들은 이제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걷게 된다. 안전하다고 생각될때까지 행크가 맡아두었다가 나눠갖기로 하고 만약 위험이 감지되는 순간 그 돈을 모두 태우면 잡히지 않을거라는 심플플랜. 참으로 단순한 계획.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인생을 뒤바꿀 수 있는 돈이 이런 형태로 내 눈앞에 펼쳐진다면, 애써 외면할 수 있을까. 그렇기때문에 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단순한 계획이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어떤 결말을 불러올 것인가. 반쯤은 응원하는 마음으로, 반쯤은 샘이나 심술부리는 마음으로.. 페이지 넘기는 것을 멈추고 책장을 덮을 수가 없었다.
단순한 생각과 탐욕으로 시작된 사건은 아주 사소한 문제들로 균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의심, 불신, 내분, 협박, 다툼, 그리고 살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도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예정되어있던 수순인 것 처럼, 처음 4백40만 달러를 발견한 그 때처럼, 사건은 모두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인간의 욕망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아주 작은 욕심이 욕망이 되고, 그것이 사람의 다른 본성을 깨어나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탐욕이 화를 부르고 그 화가 결국은 피를 불러온다는 것. 하룻밤 나는 행크와 함께 꿈을 꾼 것 같다. 일확천금을 손에 쥐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