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쇼트케이크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2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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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쇼트케이크와 살인사건이라니. 조앤 플루크의 소설 제목들은 과하게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것 같다. 덕분에 나처럼 간질거림을 기피하는 사람은 지레 겁을 먹고 손사레를 치며 저멀리 밀쳐두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특별히 어떤 특정작품을 염두에 두지 않고 여유롭게 서가를 둘러보다 뜻밖의 작품을 만나는 일은 항상 색다른 즐거움을 주곤 한다. 이게 바로 오프라인의 강점이자 장점이 아닐런지.
 
레이크 에덴에서 열린「디저트 경연대회」현장에서 한 사람의 결원으로 급조되어 신랄한 심사평을 한 보이드 왓슨이 그날 밤 자신의 집 주차장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주인공 한나 스웬슨은 '쿠키단지'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 중이며 살해 된 보이드 왓슨의 아내 다니엘로부터 연락을 받고 사건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인물이기도 하다. 언제나 피해자의 배우자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지만 이번 사건으로 다니엘이 그동안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려 온 사실이 밝혀지며 남편의 폭행에 의한 정당방위거나 복수가 살인동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어 용의자로 주목되자 한나는 모든 상황자체를 괴롭게 생각한다. 그리고 무력하게 사건을 방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아마추어 탐정이 되어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데, 위기의 순간에는 빛나는 순발력을 발휘하고 마을 사람들 사이에선 그녀 특유의 솔직함과 사려깊은 배려, 그리고 뛰어난 눈썰미로 전문수사관보다 더 많은 실마리들을 찾아내어 놀라운 속도로 사건의 중심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몸을 사리지 않는 모험심은 결국......
(여기서 더 나아가면 결국 스포일러가 되므로! 절대, 말하지 않는다. 후후:)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이전에 한나의 조수 리사가 딸기 쇼트케이크를 선보이며 그녀의 신선한 딸기가 주목되고 온실에서 직접 재배한 거라고 설명하는 장면이 있는데 추리소설을 즐겨 읽다보면 종종 헛다리를 짚는 습관이 생기곤 하나보다. '혹시, 그녀의 딸기가 습격을 당한 거 아니야? 아니면, 한나의 주방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나?' 하는 우스운 상상도 하고 말았다. 이런 추측이 절대 큰 무리는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전체적으로 너무나 아기자기한 책의 구성 탓이라고 작가를 원망해본다.
 
책의 표지를 볼 필요도 없이 제목만 들어도 짐작이 가능하겠지만, 뛰어난 트릭이나 지능적인 살인범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니 스릴을 기대하기는 당연히 무리지만 좌충우돌 위태로운 순간들을 거쳐가며 한나가 사건을 꼼꼼히 따라가는 스토리는 너무나 즐겁다. 종종 등장하는 그녀의 고양이 모이쉐 또한 그런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추리소설을 즐기고 싶은 독자라면 그녀의 '쿠키단지'로 초대하고 싶다. 따뜻한 커피향과 달콤한 쿠키와 함께라면 더욱 맛있을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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