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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필요 없어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월
평점 :
미야베 미유키라는 이름만으로 인터넷으로 예약 주문을 하고 받는데 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엄청난 기대감과 두근거림으로 상자를 열어서 “누군가”와 함께 온 이 녀석을 봤을 때의 실망감이란.
표지는 인터넷으로 봐서 익숙했지만 그녀의 작품 치고는(물론 단편집인 것을 감안하고도!)
너무나 성의 없어 보이는(?) 13mm의(이렇게 사소한 부분에서 본인의 집착이 느껴진대도 할 수 없다.
스스로도 한숨은 나오지만, 그래도 이런 slim size는 도무지 용서가 되지 않는다.) 얄팍한 두께였다.
오오, 맙소사. 살짝 배신감까지 느껴져 책꽂이에 꽂아두고도 한동안 부러 외면해오다 가볍게 집어 들었다.
6개의 단편에서도 그녀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졌는데,
그래도 역시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으로 빨려 들게 만드는 흡인력을 가진 장편소설이 더 좋은 것 같다.
여태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만을 읽어본 한국 독자들이 그녀의 단편집에 어떤 점수를 줄지 나도 기대가 된다.
치카코는 이마에 한 손을 올렸다.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당신들과 만나서 다행이었습니다. 이걸로 만족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이렇게 해서
형사라는 직업에 안녕이라고 말하려 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둘이서 마주보며 웃음을 교환했다. 다키구치가 말했다.
“그리고, ‘안녕’에는 대답이 필요 없습니다.”
치카코의 어깨를 가볍게 툭 하고 두드린다.
“그러니까 하다 씨도 아무 말 할 것 없습니다.”
(p.52 대답은 필요 없어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