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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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가제본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창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




 고3 수험생활을 하는 십대 청소년의 불안을 판타지로 풀어가는 보린의 장편소설 ‘ 큐브 ’가 출간될 예정이다. 창비 청소년문학 소설은 출간되기 전 홍보용 가제본을 인스타그램 등으로 배부하는 이벤트를 한다. 젤리곰과 부유하는 소년이 그려진 표지가 재미있어 보여서 신청하게 되었다.




 독감에 걸려 몽롱한 정신으로 책상 위에 엎드려있던 연우는 눈을 떴을 때 이상한 상황을 맞닥뜨린다. 교실의 풍경은 달라진 게 없는데 일정 범위 이상으로는 나갈 수 없고 주변의 친구들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보면 다시 처음과도 같은 상태로 돌아간다. 다 먹은 유부초밥 도시락과 어질러진 교실이 처음과 같은 상태로 바뀌는 것이다.




 연우는 누가 자신을 이 공간에 데려다 놓은 것인지 알지 못한다. 모두와 격리된 상태로 줄곧 함께 시간을 보냈던 이성친구 해곤을 떠올리다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자각하지만 큐브 안에 갇힌 연우는 해곤을만날 수 없다. 감정이 요동치고 견디기 힘들만큼 강한 복통을 느꼈을 때 연우는 큐브에서 풀려나게 된다. 해곤과 연우의 아버지는 1년 만에 갑자기 나타난 연우가 무척 반갑고 기쁘지만 연우의 상태를 걱정하며 안타까운 감정을 내비친다.




 자신을 제외하고 모두의 1년이 흘러가버린 상황에서 연우는 애써 침착하려고 노력하지만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수능을 보기 위해 준비해왔는데 더는 고3이 아니게 된 상황에서 연우는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 지 고민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진로를 설계했던 당시의 나를 떠올려보게 되었다. 구체적인 것이 정해지지 않아 막막함을 느꼈다. 아직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해 알지 못하는데 지금의 판단으로 앞으로의 미래 전반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려야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고3 때 담임선생님께서 지도해주신 내용과 사회 수업 수행평가를 하면서 느꼈던 점,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영향력이 되고 싶다는 바람으로 지금의 직업인 초등교사가 되기로 결정했다.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교육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얼마나 이상적이고 나이브한 생각이었는지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나간다고 생각하면 나름대로 의미있는 결정이었다고 느낀다.




 연우도 담임 선생님이 조언해주신 H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 대학을 안가기로 한 해곤은 해변의 서퍼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해곤과 사귀고 싶지만 해곤은 연우가 대학에 진학하면 떠날 것이라고 말한다. 연우는 해곤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 아버지의 생업인 문어낚싯배 운영과 지역 공무원이 되는 삶을 생각한다.




 불안정해보이는 연우를 주변 사람들은 걱정한다. 해곤은 자신을 위해 남기로 한 연우가 탐탁지않다. 중요한 진로를 결정하는 이유가 자신이라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큐브에 갇혀 있었던 1년 동안 불안장애 증상이 생긴 연우는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돕는 젤리곰 없이는 10분도 버틸 수 없게 되었다. 해곤의 마음을 얻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언제나 쾌적한 상태로 유지해주는 젤리곰 없이 살아갈 방법을 고민한다.





 나에게도 약간의 불안과 강박이 있다. 약물로 치료해야 할 수준은 아니지만 평범함 보다는 조금 과한 상태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항상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짐이 많다. 젤리곰을 떨어뜨릴 수 없는 연우의 마음에 공감이 되었다. 더울 땐 덥지 않도록 손풍기, 손수건, 얼굴의 유분기를 제거해주는 파우더 등을 챙기고 추운 날씨인 요즘에는 장갑, 목도리 등을 항상 준비하며 춥지 않도록 여러 겹의 옷을 단단히 껴입는다. 또 혹시나 아플 때를 대비해 약간의 상비약을 가지고 다닌다.




 불편하지 않도록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일상의 작은 불편함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마음때문이라고 상담사 선생님이 말씀해준 적 있다.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버텨보라고 조언해주셨는데 때때로 공황처럼 심장이 빠르게 뛰고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아 잔뜩 겁이 난다. 휘몰아치는 감정을 들여다보며 감정의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면 잦아들 때도 있지만 불안을 야기하는 환경 요인을 소거하기 전까지는 패닉에 빠진다.




 보린 작가의 곧 출간될 소설 ‘ 큐브 ‘에서 언제나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는 젤리곰은 영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의 불안은 없애주지만 성장과 탄생을 막는 걸림돌이기도 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안을 감수하고 지금의 상태에서 한 발짝 더 내디뎌야 했다. 창비교육 성장소설 시리즈로 곧 출간될 ‘ 큐브 ’ 가제본 서평단으로 책을 읽으면서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되었다. 청소년 문학을 읽을 때는 직관적인 내용으로 이해하기 쉽고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버텨내고 나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나를 힘들게하는 문제와 어려움을 극복한 미래의 자신을 만날 수 있다. 힘들지만 내 상태와 감정을 알아주면서 가기로 한 방향을 향해 해야 할 일을 차근차근히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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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십 대를 위한 사회정서학습 -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집중력을 강화하는 마음챙김 배우기
퍼트리샤 C. 브로더릭 지음, 김윤경 옮김 / 다봄교육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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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



 OECD에서 사회정서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교육부에서도 학생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나는 매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데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다봄교육에서 출간한 책 ' 불안한 십대를 위한 사회정서학습 '에서 퍼트리샤 C.브로더릭은 마음챙김을 통해 아이들은 주의를 지속할 수 있는 집중력을 향상할 수 있고 부정적인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되어 정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비이성적인 생각에 집착하고, 불평투성이며, 자기 비하와 자기중심성을 나타내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내재된 경향이다. 우리는 이런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으로써 자기 비난을 멈출 수 있다. 만약 스스로가 지닌 사고와 감정의 함정을 알아차리고 여기에 더 이상 사로잡히지 않는다면,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마음챙김을 익혀야 하는 이유이다.

불안한 십대를 위한 사회정서학습 , 퍼트리샤 C.브로더릭 , 김윤경 옮김 , 1부 , p.27




 학생이 마음챙김을 통해 감정을 알아차리고 사회정서적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육과정 L2B에 대한 소개와 구체적인 활동지를 제시하고 있다. 다봄교육 출판사 네이버 블로그에서 활동지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다. 2학기 초에 도덕교과에서 감정을 다스리는 내용의 수업을 했었는데 그때 마음챙김 활동지와 L2B 교육과정을 활용했으면 무척 좋았을 것이다. 학기 말에 남는 시간이나 학교생활 중 학생들 간 갈등이 발생하여 공동체가 함께 규칙을 정할 때 활용하려고 한다.




 L2B 프로그램은 BREATHE 여섯 가지 주제를 순서대로 하나씩 실시해야 한다. 일부 내용을 발췌하거나 순서를 섞어서는 안된다. 교육을 받는 대상에 따라 수업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15분 수업을 일주일에 1~3회 실시하면서 짧은 수업을 자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BREATHE 포스터는 교실에 게시하여 지난 주제에서 배웠던 내용에서 중요한 점을 계속 떠올리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수업 이외의 시간에도 스스로 마음챙김을 연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자신의 감정에 압도되어 상대 친구의 처지나 기분을 고려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공감을 가르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기분이 좋을 때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 쉽지만 나와 갈등 관계에 있는, 나에게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상대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L2B 프로그램은 주제가 끝날 때마다 나와 같은 사람이자 동료에게 따스한 말을 건넨다. " 그 사람은 자신의 마음이 평온하기를 바랄 거예요. 나처럼 말이죠. (중략) 그 사람이 평화롭고 근심이 없기를. 그 사람이 안전하고 편안하기를 바라봅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나와 연결된 한 존재이니까요. 나처럼 말이죠. (p.123) " 이러한 심상 작업은 연대 의식을 쌓고 공감 능력을 기르고 훈련하기에 무척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야.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껴.

나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내 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릴 수 있어요.

나는 나의 생각의 본질을 알아차릴 수 있어요.

나는 당장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지만, 피하고 싶거나 복수하고 싶은 감정의 파도를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내 자신에게 말해요. 나 혼자가 아니야. 모든 사람이 나처럼 느껴.

지금 내가 조금 더 차분해지길.

지금 내가 조금 더 내 자신에게 친절해지길.

불안한 십대를 위한 사회정서학습 , 퍼트리샤 C.브로더릭 , 김윤경 , 다봄교육 , 2부 , p. 255





 감정에 사로잡힐 때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증폭될 수 있다. 감정을 알아차리고 차분하게 진정할 수 있도록 연습하기에 정말 좋아보였다. 최근 들어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거나 주의집중을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데 이 학생들은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 영역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을 느끼고 교사로서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탐색하고 관련 연수를 찾아 들었다. 그렇지만 교육현장에서 교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고 어려움이 많다고 느꼈다. 그러던 중 아이들의 인식 능력을 키우고 학습과 삶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L2B 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이 생겼다.



 마음챙김을 통한 감정 조절 교육에서는 주의력을 연습을 많이 하면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DHD를 겪고 있는 학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교육현장에서 수업 시간 내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사회정서교육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앞으로 사회정서학습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사회정서학습과 관련된 다른 책들을 더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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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불신 - 기부금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이보인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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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마음 연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




연말이 되면 연말정산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부처를 찾는다. 연말정산 토해내기를 겪는 것보다 의미 있는 기부 활동을 통해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기부단체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여러 기부단체들이 투명성 논란을 겪으며 사람들은 기부단체를 불신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이 책 ' 기부불신 '은 기부단체 투명성 논란 문제를 살펴보고 해결 방법과 대안을 탐색한다.




저자 김보인은 ' 기부단체의 자료를 밤새 찾아본 어떤 기부자 '의 관점에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이 책을 통해 기부단체의 구조와 운영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기부단체의 일을 알리고 기부불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저자는 1:1 결연 기부를 하고 있던 네팔 아이를 직접 만나보았다. 그 경험으로부터 자신이 낸 기부금이 전부 그 아이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 반은 지역을 위해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부금 전액이 기부가 필요한 사람에게 전액 전달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임에도 대부분 기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른 상태에서 기부를 하고 있다.




저자가 지적하는 문제는 기부자의 의도에 맞게 기부금이 쓰이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기부단체를 불신하는 문화가 개선되려면 기부 모집 시 지금처럼 대략적인 정보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지원 내역을 명시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기부단체의 사업비 명칭을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나도 기부를 하면서 공익목적사업비, 사업수행비, 일반관리비, 모금비에 대해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낸 기부금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전부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운영비 등으로 쓰이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가장 많이 공감되었던 부분은 모금비이다. 번화가 골목에서 스티커를 붙여 달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피곤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스티커 하나만 붙여주세요 외치는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단체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그렇고 번거로워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지나가는데 마음이 불편했다. 기부단체를 알리고 기부금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지만 보행에 불편을 주거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 홍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지출되어야 하므로 도리어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기부 영업 활동을 위한 구인 등 홍보에 지나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기부로 이어질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기부 문화를 개선해보면 어떨까? 기부 활동이나 목적, 단체 등을 알리는 영상을 제작하는 공모전이나 홍보 방법 아이디어를 제출하게 한다면 기부 활동을 알릴 수도 있고 직접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산출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부의 필요성을 느껴 실질적인 기부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 제시된 여러 가지 기부 형태 중에 나는 곧장기부 방식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곧장기부는 기부금을 물건 구입에만 사용하고 그 외의 비용은 SK그룹에서 운영하는 재단이 부담한다.(p.203) 2023년 총 11.5억 원을 모금했다고 한다.



기부를 하고는 싶었는데 기부금이 아이들에게 곧장 가지 않을까봐 항상 걱정되어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진정으로 받아야 될 사람들이 받는 곳이 생겨서 좋네요.

기부불신 , 이보인 , 4장 , 곧장기부 후기



기부단체를 찾는 것에도 많은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내가 기부하고 싶은 기부처를 찾더라도 내 기부금 전액이 전달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하는 일에 100% 기부금을 사용할 수 있는 곧장기부는 무척 매력적인 기부방식이다.




네이버 해피빈도 기부자들이 원하는 사업에 기부할 수 있도록 모금함을 나누고 있다. 특정 기부단체에 기부할 경우 기부단체에서 운영하는 여러 가지 사업에 사용되는 것과 달리 네이버 해피빈에서는 내가 기부하고 싶은 사업의 모금함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카오 같이가치도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물가 상승과 경제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제도가 지원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민간 단체의 기부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돕고 싶은 마음이 기부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기부단체를 신뢰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고 곧장기부와 네이버 해피빈에서 기부 활동을 더 늘려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추워지는 날씨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 일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부 활동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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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자녀교육 로드맵 - AI 시대 우리 아이는 적응할 것인가, 도태될 것인가
김상균 지음 / 빅피시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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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빅피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


2025년 당장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에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 교육부에서는 교실환경 변화를 주도할 교사 양성 교육을 계획하여 10,000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24년 교실혁명 선도교사 연수를 실시하였다. 24년 하반기부터는 찾아가는 학교 컨설팅 연수를 통해 교사 코디네이터 주관으로 각 학교의 선생님들께 교실혁명 역량과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위한 학교 변화 연수를 추진 중이다.

 

 처음에 교실혁명이라는 용어에 대해 나를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께서 거부감을 느꼈다. 혁명이라는 용어에서 현재 교실 환경에서의 교육을 전면 부정하는 어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실혁명 선도교사 연수 초반에 교육부 정책을 설명했는데 기존 교육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 환경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연수의 목적은 교실 환경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AI교과서를 활용하여 학생의 학습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상균 교수의 책 ' 2030 자녀교육 로드맵 '에서는 AI시대 교육과 직업의 변화를 살펴보고 현재 교육의 문제를 진단하며 오늘날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을 제시한다. 시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꼽은 뒤 AI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상황 분석과 앞으로 미래 변화를 설명하고 나서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짧은 소설로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교감과 협력을 강조하며 " 타인의 생각을 차분하게 들어주고 내 생각도 섬세하게 표현하는 과정, 타인의 긴 글을 읽고 나도 길게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 생각이 달라도 외면하기 보다는 그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노력, 익숙하기에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해주는 배려, 이런 것들을 통해 우리는 교감할 수 있습니다.( 2030 자녀교육 로드맵 , 김상균 , p.118) " 교육 내용을 제시한다.


 김상균 교수님의 교감과 협력을 강조해야 한다는 내용에 공감이 되었다. 나도 미래역량 4C(communication, creativity, critical thinking, collaboration)를 길러주기 위해 교육 방법을 고민해왔다. 문해력과 의사소통을 기르기 위해 사토 마나부의 배움에 대한 정의 " 학습자는 텍스트와의 대화(교재나 학습지), 학습자 간 대화 또는 교사와 대화, 자신과의 대화(자신의 언어로 정리하기) "를 인상 깊게 읽었다. 의견을 주고 받을 때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질문이나 보충이 있는지' 물어보게 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이나 친구의 의견에 대해 덧붙이게 하는 것이다.


 김상균 교수는 AI시대에 요구되는 역량으로 탐험력, 주도성(질문력), 교감, 적응을 제시했다.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실패하더라도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는 탐험력은 스스로 계획하고 움직일 수 있는 인재로 자라나게 한다. 학생 주도성은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도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김상균 교수는 주도성이란 질문을 품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도 학생의 주도성을 기르기 위한 프로젝트 수업 활동을 강조한다. 그러나 학생의 기본 지식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젝트 수업 활동을 진행하려면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면 학생의 맞춤형 진단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이렇게 AI교과서로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수업 활동을 프로젝트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학습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AI교과서를 활용해서 기초 지식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은 모니터링을 통해 교사가 파악하고 개별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일 대 다수의 상황에서 학습 부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AI의 도움을 받는다고 완전히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학생의 학습현황 파악과 학생 맞춤형 문제 배부는 가능하다.(물론 맞춤형 문제를 배부해도 학생이 푼다는 것은 보장되지 않지만....)


 책의 뒷부분에는 생성형 AI 활용 교육이 제시된다. 14세 미만은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 아이에답 연수에서도 생성형 AI를 사용하기 보다 블록형 프로그래밍을 통한 AI 설계해보기 등의 수업 사례가 제시되었다. 나는 슈퍼J 선생님 블로그를 통해서 뤼튼이 부모의 동의를 얻을 경우 만 14세 미만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0월달에 뤼튼을 활용하기 위해 가정통신문과 동의서를 배부하였다.


 AI를 활용하거나 AI 코스웨어를 활용할 때마다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무척 번거롭다. 올해 다양한 코스웨어를 체험해보았는데 학생들과 수업을 적용할 때마다 가정으로 동의서를 배부하였다. 올해 우리 반 학부모님께서는 나의 학급 운영과 수업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일부 학부모님은 생성형 AI로 인한 편견 형성이 우려된다며 생성형 AI 활용을 비동의하기도 했다. 비동의한 학생의 경우 생성형 AI를 활용하지 않고 기존의 인터넷 검색을 활용하여 정보를 찾도록 안내하였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에듀테크 활용 수업이나 AI 관련 교육에 우려를 표하고 심한 경우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행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생의 교육을 위해서 학부모의 동의를 생략하고 교육기관에서의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앞으로 AI 관련 교육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우리도 디지털 기반 혁신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와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동의 과정 일원화가 필요해 보인다.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생각을 확장하는 프롬프트가 인상적이었다. 토론주제와 생각만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넘어 직접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다. AI는 자신의 주장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며 차분하게 토의를 진행할 수 있다. 교육현장에서 생성형 AI 사용이 어렵다면 경기도 하이러닝 내의 챗봇 등을 통해서 AI를 활용한 사고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하이러닝의 챗봇은 현재 무제한으로 대화를 나눌 수 없고 질문횟수가 제한되어 있다)


 김상균 교수의 책 2030 자녀교육 로드맵을 통해 AI시대 학생교육과 AI 활용 교육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쓴 책이라 굉장히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고 더불어 김상균 교수의 다양한 교육적 경험이 녹아있어 좋았다. 보조도구로서 AI의 활용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현재 AI 교과서에 대한 논쟁도 보조도구로서 교육에 활용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책의 내용처럼 별다른 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물론 예산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되어 다른 교육 활동에 제한을 받는 현실의 문제는 함께 논의해야 할 내용임이 분명하다)


 김상균 교수의 다른 책에 관심이 생겼고 유튜브 채널에 있는 교수님 영상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교육현장에 있는 나로서도 AI시대 교육의 방향과 AI활용 교육은 계속해서 고민하고 탐구해야 할 주제이다. 올해 다양한 연수와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며 우리 학급의 교육활동 계획 및 실행과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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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쇄미록
오희문 지음, 서윤희 풀어씀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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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실천교육교사모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


 초등 5학년 역사를 가르치면서 정도전이 설계한 조선 한양의 도성 이름을 지어보았다. 신진사대부였던 정도전이 유교의 사상을 담아 사대문을 만들고 시경에서 이름을 따온 경복궁과 사직단, 종묘를 세웠다. 유홍준 교수님의 설명을 곁들여 종묘의 역사적 가치와 당시 조선에서 종묘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까닭을 설명했다.


그런 다음 아이들도 사대문의 이름을 짓고 처음 조선이 건국되었을 때 한양을 어떻게 설계하면 좋을지 의견을 나누었다. 이후 조선 전기의 문화사와 임진왜란을 가르쳐야 하는데 참고 문헌으로 좋아 보여서 ' 청소년을 위한 쇄미록 ' 서평단을 신청했다. 사회평론 출판사에서 발간된 ' 쇄미록 '은 1~8권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는데 ' 청소년을 위한 쇄미록 '은 아이들이 읽기 쉽게 내용을 간추려서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 쇄미록 '은 임진왜란이 발생하였을 때 양반 오희문이 살던 곳을 떠나 가족과 함께 떠돌아다니면서 쓴 기록물이다. ' 쇄미록 '에는 적군을 피해 여러 지역을 거쳐 홍주에 머물다가 신응구의 제안으로 임천으로 이동한다. 임진왜란 시기에 진주성이 함락(1592)된 사실을 알게 된 오희문은 1593년에 임천에서 다시 경기도로 피란을 가야 하는지 고민한다. 그렇지만 형편이 어려운 터라 머물기로 하고 임천 군수에게 청탁하여 논을 빌린다.


 피란길에서 갖은 고초를 겪지만 오희문은 양반이기 때문에 노비들보다는 생활이 더 낫다. 양반인 그는 노비가 환곡으로 받는 쌀을 빌리고 갚지 않아 그 때문에 노비가 옥에 갇히기도 하고 노비가 나라에 바쳐야 하는 쌀을 대신 받고 과거 시험을 통해 나라의 관리로 등용된 아들에게는 필요해서 받은 것이니 독촉하지 말아달라고 청탁한다. 아들은 도울 수 없다고 말하여 나라에 공물을 바치지 못한 노비는 옥에 갇힌다. 오희문은 후환이 없도록 노비에게 빌린 곡식을 관아에 바로 갖다주어 청산하지만 노비의 입장에서는 무척 억울하고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일이다.


처음에 이 책을 수업에 활용하려고 생각했을 때는 임진왜란을 학습할 때 책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생각해보게 하는 도입부로 쓰고자 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조선 사회의 신분제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서 임진왜란 전에 조선 전기의 사회와 문화의 모습을 설명할 때 보조 자료로 적절해 보였다. 양반과 노비가 있었던 신분제 사회인 조선의 사회 모습을 막정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그런데 한 달도 안 되어 분개가 송이와 다시 도망갔다. 9월 2일 밤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 옆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큰 소리로 떠들어 대면서 욕했지만, 사실 이제는 분개가 밉지 않다. 제 살길을 찾아갔겠지.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게다. 주인어른도 어이없어하시는 것 같다. 나랑 사는 게 뭐가 재미있겠는가? 나는 일밖에 할 줄 모른다. 내가 분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제대로 표현 한 번 못 했다. 내 신세가 처량하고 한탄스러울 뿐이다.

청소년을 위한 쇄미록 , 오희문 , 임천 생활을 정리하다 , p.140


  막정은 분개와 결혼하여 살다가 오희문의 심부름을 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집을 비운 사이 분개는 송이라는 남자 종과 도망가버린다. 사랑한 아내를 잃어버린 막정은 병에 걸린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51세로 죽는다. 노비로서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주인의 명만 따르다가 사랑한 사람을 잃어버린 막정의 처지가 무척 가엾다. 이외에도 호랑이에게 물려 가는데 여종(여자 노비)이라고 구해주지 않는 (가축인 망아지는 호랑이에게 덤벼서 구해내는 데도) 등 신분제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임진왜란 이후 다시 왜적이 쳐들어와서 시작된 전쟁인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이희문은 둘째 누이의 비극을 듣는다. 전라도 영암에 살고 있던 둘째 누이는 왜적이 쳐들어왔을 때 남편을 잃고 그녀의 열 살 딸 경온이 포로로 끌려가는 것을 본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둘째 누이는 은장도로 목을 찔렀고 그 바람에 왜적에게 잡혀 가지는 않았지만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어도 친척들의 푸대접을 받으며 힘겹게 삶을 이어간다. 이후 그녀의 열살 딸은 왜적에게 치욕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적진에서 병에 걸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정유재란 당시 둘째 누이의 비극은 무척 참혹하다. 전쟁의 참상이 드러나고 두 번의 전쟁을 겪으며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과정을 양반의 시선으로 썼기 때문에 청소년이 교과서 속 역사적 현실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 쇄미록 ' 하단에는 연도에 따라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도록 표기했다. 1592년 임진왜란을 시작으로 1593년, 1594년, 1595년, 1596년, 1597년 정유재란 등을 거쳐 오희문이 한양으로 되돌아가는 1601년까지의 여정을 구분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중학교 1학년 이후의 청소년이 읽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판단이 든다. 전쟁의 참상이 무척 잔혹하기 때문에 일부 장면에서 심약한 아이들이 무서워할 것 같았다. 우리 반 학생들에게는 이 책을 직접 읽도록 하기 보다는 책 속의 내용을 일부 순화하여 아이들에게 설명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단순히 역사적 사건으로 임진왜란을 접하는 것보다는 가족을 걱정하며 떠도는 양반 오희문의 시선에서 겪은 일을 들으면 보다 생생하고 현장감 있게 임진왜란을 이해할 수 있다. 역사에 관심 있는 중학교 1학년 이상의 학생이나 그 나이 이하의 학생은 일부 장면에 대한 보호자의 조언을 덧붙여 읽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사회평론에서 출간된 쇄미록 1~8권 시리즈가 궁금해졌다. 언제고 기회가 되면 찾아 읽으면서 원문은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알아보고 싶다. 포스트잇으로 붙여 둔 내용을 수업자료로 잘 다듬어서 임진왜란과 조선 전기의 사회 모습을 아이들이 잘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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