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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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장편 소설 ' 그녀를 지키다 '는 왜소증으로 태어나 다른 사람에 비해 신체가 작은 조각가 미모 비탈리아니의 삶을 다루고 있다. 임종을 맞기 직전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그는 전쟁과 파시즘 등 폭력이 즐비한 시대를 살면서 여러 부당함을 겪었다.




남들과 다른 신체로 조롱받고 어린 나이에 어머니의 돌봄 없이 빈곤에 노출되었다. 경제적인 부를 획득하고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게 되었을 때는 미모 자신이 타인에게 부당한 사회 구조를 선전하는 역할을 했던 모순적인 인물이다.


 이 책은 이동진 평론가의 극찬을 받은 소설이기도 하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는 영화감독 및 시나리오 작가로 글로 그려내는 시각적인 묘사가 탁월하다. 미모가 느끼는 슬픔, 분노, 억울함 등의 생생한 감정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미모는 조각가로서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스스로 조각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았다. 봉급 없이 일하며 무시받는 것이 일상이다. 미모의 본명은 미켈란젤로 비탈리아니로 르네상스 시기의 유명한 조각가 미켈란젤로와 동명이다. 미모는 그 거창한 본명 대신 어떤 신부가 붙여준 별명을 주로 사용한다.    



 미모를 발견하고 일깨워준 사람은 오르시니 가문의 비올라이다. 당시 시대적으로 여성은 교육받는 것이 일상적이지 않았다. 비올라는 미모와 우정을 쌓으면서 그에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책을 가져다 준다. 비올라는 미모에게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날겠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비올라를 동경하면서 미모는 비올라와의 우정을 쌓는 것을 무척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비올라를 제외한 오르시니 가문은 그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오르시니 가의 둘째 아들 스테파노는 왜소증으로 태어난 그의 신체를 조롱하고 모욕한다. 미모는 언젠가 오르시니 가문에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복수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그의 다짐은 조각적 성취로 인해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조각을 한다는 게 뭔지 깨닫는 날, 넌 단순한 분수대만으로도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게 할 거다. 그동안 미모, 충고 하나 하지. 인내해라. 이 강, 변함없이 고요한 이 강처럼 말이야. 이 강, 아르노강이 화를 낸다고 생각하니?


그녀를 지키다 ,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 p.258


 미모의 삶은 가난, 신체적 요건(왜소증으로 태어남)으로 굴곡져있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알려준 조각과 그의 재능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의 삶을 바꾸었다. 미모의 조각은 종교적으로 권위 있는 인물도 인간적인 마음을 품은 보통 사람으로 만든다. 체제나 권위에 순종하지 않는 불손한 예술품은 미모를 곤란하게 할 때도 있었지만 감상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다.    



 한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기 때문에 무척 긴 서사이지만 늘어짐이 없었다. 미모의 개인적 삶, 그리고 시대적인 상황이 그와 그 주변을 끊임없이 뒤흔든다. 미모는 그 여파에 무너지거나 쓰러지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간다. 때로는 옳지 않은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그는 예술가로서 삶을 살아낸다. 



 그리고 감상한 사람들의 마음을 온통 뒤흔든 그의 피에타, 결말에 이르러 그가 조각한 비탈리아니의 피에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드러난다. 마지막 피에타의 진실을 통해 진정한 예술과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처럼 생생한 이미지로 구현되는 데다 미모가 자신의 삶을 통해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이야기에 이동진 평론가도 매혹당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 그녀를 지키다 ’를 이달의 책으로 선정하고 이 책에 대해 극찬하였을 것이다.  



 미모와 비올라의 이야기를 통해 나로서 삶을 살아내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사회적 시선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미모와 비올라는 자신의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인물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인물의 감정에 동조될 정도로 몰입하게 되었다. 생생한 묘사와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가 이 책을 놓지 않게 만들었다.  



 나는 지금 나의 이야기를 하면서 살고 있을까. 미모가 피에타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을 생각하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의 이야기는 무엇일지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의 피에타 작품을 상상하면서 박해에도 무너지지 않는 불굴의 마음을 떠올린다. 아름다운 책으로, 예술로 남은 시간들을 채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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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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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를 통하여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매일매일이 행복하기를 바랄 수는 없겠지만 오늘은 유독 마음에 그림자가 가득 찬 하루를 보냈다. 전심을 다해 하는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없고 누군가의 날선 감정 표출에 베여 우두망찰 서 있게 되는 날. 대신 화내주는 사람들 곁에서 같이 분노를 느끼기 보다는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지 못하겠고 뜨듯해진 골이 계속해서 광광 울리고 있었다.

때마침 그런 내게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님의 신간 '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가 도착하였다. 지우개를 바라보는 귀여운 표지가 내 눈길을 끌었다.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려다 허탈한 마음을 달래보려고 첫 장을 폈다.


아니, 이건 지금 내 표정이잖아?

귀여운 그림체에 벌써 웃음이 났다. 그리고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너무나 사랑스러운 글귀와 만났다.

지우개를 세워 놓으면

'어떻게든 잘될 거야.'라는

마음이 조금은 오래간대요.

요시타케 신스케 ,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 김영사

일상의 작고 사소한 행동으로 긍정적인 마음을 얻게 된다니, 당장 내일 출근하자마자 지우개를 전부 세워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떻게든 잘될 거야. 불안한 상황과 현실의 어려움, 나를 가로막는 것들을 제쳐두고 어떻게든 잘될 거야라고 계속 생각하고 싶어졌다.

아, 이건 어른들을 위한 동화야.

페이지를 넘길수록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삐죽빼죽 잔뜩 날이 서 있는 마음의 결이 가지런히 정돈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의 부제인 ' 기분이 순식간에 좋아지는 신통방통한 비법들 '이 맞다고 동의한다. 내일 출근길에 만나는 나무를 계속 쓰다듬으면서 걸어가야지.

누구에게나 삶은 녹록하지 않다. 꺾이고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이 들 때가 찾아온다. 그러나 삶의 소중한 순간을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보내는 것은 정말 아까운 일이다. 의식적으로나마 긍정적인 텐션을 끌어올려 보려고 해도 돌덩이처럼 굳은 마음이 끄덕도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의 귀여운 비법들을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을 수 있었다. 그 작은 웃음들이 뚫어놓은 구멍에 점차 긍정적인 마음이 찾아와 조금씩 일렁였다.

기분이 순식간에 좋아지는 신통방통한 비법들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책

'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

수록된 문장들

" 마음속으로 슬쩍 뭔가를 무시해 버리면

때로는 건강에 좋대요. "

" 마음속에는 동그란 뜰이 있어서

무엇을 놓아도 잘 어울린대요. "




쉽게 기분이 좋아지려면 방법은 귀엽고 재미있는 것을 보면 된다. 작은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책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수업자료로도 자주 활용하게 되는데 이 그림책은 수업자료 이전에 앞서 내 마음에 와닿았던 책이었다.

책장에 두어두고 힘든 마음이 들 때마다 낱장을 넘기며 작고 하찮은 이 귀여움으로 하루하루를 보존해가야지. 내게 주어진 이 하루도 소중한 인생의 일부이니까 기분 나쁜 감정으로 마무리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순간이다. 마음 속에 남은 불편한 마음들을 조각내어 생각 저 편으로 흘려보냈다.

- 지금 당장 작고 귀여운 것으로 힘든 마음을 채우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한 행동을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들께 이번 신간도 역시 멋졌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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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30만부 기념 거울 에디션)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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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를 둘러싼 논의는 다양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예멘 난민 입국, 성소수자,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집회에 관련된 논의는 온·오프라인 공론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렇지만 일부 날선 반응들에서는 편견과 차별이 정제되지 않은 채로 쏟아지기도 했다. 김지혜 작가의 책 ' 선량한 차별주의자 '에서는 편견이 내재된 언어를 살펴보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모두가 있는 그대로 환영받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한다.



구조적 차별은 이렇게 차별을 차별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미 차별이 사회적으로 만연하고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서 충분히 예측 가능할 때, 누군가 의도하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차별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생긴다. 차별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불이익을 얻는 사람 역시 질서정연하게 행동함으로써 스스로 불평등한 구조의 일부가 되어간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 2019 , p.74



 우리의 일상에 내재된 차별은 자연스럽게 자리잡았기에 의식적인 노력 없이는 인식하기 어렵다. 이 책을 읽기 전 인권 감수성에 관련하여 다양한 책을 읽었으니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관해 어느 정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또한 일부 영역에서 특권 의식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봤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시야를 확장하기 위한 성찰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p.79) '는 주장에 공감한다.




 24년 12월 7단원 국어수업 시간에 올바른 우리 말의 사용을 학습하면서 일부 모둠에서는 비속어 사용 실태를 조사하였다. 비속어의 어원을 살펴 보고 그 용어를 사용하면 안되는 이유를 탐색하였다. 특히 병X 등의 용어를 조사하고 뜻을 설명하였는데 일부 학생들은 그 용어가 언급될 때 웃기도 했다. 특정 계층을 비하하는 용어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의식적인 행동이었을 것이다. 특정 계층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속상한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과 느낀 점을 발표하였다.




 차별을 인식하지 않고 불평등한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성과주체의 소진을 불러온다. 불평등한 사회 안에서는 일정 지위에 올라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데 사회에서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으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은 개인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므로 사람들은 지속적인 노력을 강요받는다. 끊임없는 생산성의 요구는 자아를 소진시키고 우울감 등의 신경증적인 질병을 야기한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서로 가진 다양성을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편견과 차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책은 차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 차별하지 않기 위한 노력 '으로 나아갈 것을 권유한다. 내 안에 그어진 선 밖의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열린 공동체로 나아가는 것을 소망한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나의 삶에서 겪는 문제가 크고, 불편했던 경험들이 주는 부정적인 인상은 떨쳐내기 힘들다. 그렇지만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는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모든 사람들은 존엄하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의 중요성을 실감하면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으로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나는 이제 ' 무의식적으로 했던 행동을 성찰하고 습관과 태도를 바꾸어야 할 책임(p.189) '이 있다는 것을 안다. 부당한 표현이나 농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나 스스로도 차별의 언어를 쓰고 있지 않은지 경계할 것이다.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방향이라는 것에 동의하므로 나의 경계를 허물고 생각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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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만든 30개 수도 이야기 - 언어학자와 떠나는 매력적인 역사 기행
김동섭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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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학습할 때 한 나라와 그 나라의 수도로 접근한다. 수도는 그 나라의 경제, 정치 중심지로서 다른 도시에 비해 한 나라를 대표하는 고유성을 지닌다. 이미 몇몇 학생들은 각 나라의 수도를 꿰고 있어 생소한 도시의 이름을 줄줄 읊는 것에 감탄하곤 했다. ' 세계사를 만든 30개 수도 이야기 '는 역사 스토리텔러 김동섭 교수님의 신간으로 전 대륙의 수도를 소개하며 세계 역사의 흐름을 잡아주는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로마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만큼 세계사에서 로마가 차지하는 위상이 크고, 세계사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책의 구성을 고려했을 때 첫 출발을 강력한 고대 제국이었던 로마로 시작하는 것이 적합했을 것이다. 로마 이후에는 제국을 이루었던 오스만 제국, 몽골 제국의 역사를 살펴 본다. 도시가 어떻게 형성되고 관련된 중심 사건을 설명하고 있어서 몰랐던 사실들을 새롭게 알아갈 수 있었다.




수도의 역사는 그 나라 역사의 축소판이다. 찬란한 영광의 주인공이었던 수도들도 있었고, 천 년 이상 수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수도들도 있다. 수도 역시 생로병사의 순환을 이어간다. 단지 그 과정이 수도마다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세계사를 만든 30가지 수도 이야기 , 김동섭 , 미래의 창, p.423



 나라의 수도가 있지만 수도 외에도 유명한 도시가 있어 왜 이 도시가 수도가 아닐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몇몇 나라들은 다중핵 수도로 여러 도시가 수도의 역할을 돌아가면서 했기 때문에 대표적인 도시가 여럿인 경우가 있었다. 특히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수도가 세 곳이라는 것이 독특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행정수도는 프리토리아, 사법 수도는 오렌지 공화국의 수도 블룸폰테인, 입법 수도는 케이프타운이다. 전쟁을 거치면서 갈등을 겪었던 과정이 수도의 지정에도 영향을 주었다.




 수도를 정하는 과정을 통해 그 나라의 역사적 배경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이 흥미로웠다. 저학년에게는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고학년들에게 수도와 관련된 학습 주제가 제시될 경우에 책 속의 내용을 곁들여가며 다룬다면 세계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를 중심으로 파악하는 세계사가 재미있었다. 종종 이 책을 다시 찾아 읽으며 관심이 가는 문명은 관련 역사책을 찾아 읽으며 깊이 탐구해보고 싶어졌다. 수도의 유형이 다양하다는 것을 새롭게 배웠고 앞으로는 나라와 수도를 보다 더 정확하게 연결지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사를 개괄적으로 훑어보고 흐름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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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역사 - 인간의 숨겨진 욕망과 권력 관계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데이터에 관한 진실!
크리스 위긴스.매튜 L. 존스 지음, 노태복 옮김 / 씨마스21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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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



 바야흐로 데이터의 시대이다. 교육현장에서 데이터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최근 AIDT 교과서 도입과 관련하여 학습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다룰 것인가에 대해 많은 선생님들이 고민하고 고민한 내용을 다양한 연수를 통해 함께 나누고 있다. 올해 교실혁명 연수에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대시보드를 만드는 방법을 함께 공유하였다. 앞으로 각 학교에서 AIDT 교과서를 선정할 때에도 학습 대시보드를 어떻게 구성하였는지, 교육현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책 데이터의 역사에서 ' 인간의 숨겨진 욕망과 권력 관계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데이터에 관한 진실 '이라는 부제가 끌렸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었고 데이터와 관련된 수많은 논쟁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에는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하며 앞으로 이와 관련된 논의가 활성화되는 것이 무척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간 존재의 특징을 그런 기계들이 아무리 평평하게 만든다 하더라도, 인간의 삶을 기계로 처리하는 통계로 변환한다는 것은, 계층화를 정당화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든 그것에 대항하기 위해서든 간에 상관없이 계층화를 공공연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데이터의 역사 , 크리스 위긴스 · 매튜 L. 존스 , 노태복 옮김 , 씨마스21 , p.102



 미국과 유럽, 그 국가들의 식민지에서 정책을 결정할 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정부를 위해 연구하는 통계학자들은 국민과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오늘날에는 설문조사를 통한 자료 수집이 불편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데 데이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차별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인상적이었다. " 역사가 알려준 바에 따르면, 그런 주장에 사용된 데이터, 데이터가 이용된 방식, 데이터로부터 내린 추론에 대해 절대적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p.103) "을 상기하며 통계 자료를 접할 때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프라이버시보호 연구위원회는 1977년에 이렇게 경고했다. "진정한 위험은 개인 자유의 점진적인 침해가 많은 소규모의 개별적인 기록 보관 시스템들이 자동화되고, 통합되고, 상호연결되면서 발생하는데, 이 세 가지 현상은 단독으로만 보자면 무해하고 이로우며 전적으로 정당하게 보일지 모른다." 규모가 크지 않았다면 위험하지 않았을 데이터베이스가 워낙 커지는 바람에 프라이버시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네트워킹의 증가가 이런 위험을 강화했는데, 왜냐하면 기록의 이전이 점점 더 매끄러워졌고, 기록들을 서로 연결하는 속도가 증가했으며, 개별 기록과 기록들의 집합을 분석하는 기법들이 발전했기 때문이었다.

데이터의 역사 , 크리스 위긴스 · 매튜 L. 존스 , 노태복 옮김 , 씨마스21 , p.195



 데이터의 자유로운 수집과 교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을 경제적 손해와 연결지어 설명하였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큰 경제적 비용이 들어가므로 규제를 최소해야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져 오늘날에는 많은 데이터가 일상적으로 수집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고리즘 시스템과 데이터 수집의 특성을 재조정하는 기술적인 해결책은 완벽한 답이 될 수 있을까? 캐서린 디그나치오와 로런 클라인은 다음과 같이 썼다. "데이터 윤리만이 아니라 더욱 폭을 넓혀서 데이터 정의에 중점을 둘수록, 과거의 불평등 사례들이 블랙박스화된 알고리즘 속으로 슬며시 섞여들지 않게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p.302)"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적용에 앞서서 윤리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까닭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은 경제의 논리에 의해 힘을 잃게 된다. 개인의 맞춤형 광고를 게시하기 위해 수집되는 정보가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면서 윤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 내부의 노력이 나타났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관한 논의를 해결하기 위해 관한 국가, 기업, 자율규제 조직, 시민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의 사회에 미칠 영향력이 큰 문제이기 때문에 관련된 규범을 바르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데이터 윤리와 관련하여 현 세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공감이 갔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SNS를 보면 노출되는 광고가 나누었던 대화를 연상시키거나 내가 인터넷에 검색한 내용이 그대로 반영되는 등 개인정보 수집이 많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 책의 표현대로 대량 감시를 바탕으로 한 광고는 우리 사회의 필수 요소(p.364)가 아닐 것이다. 수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 가치판단을 통해 데이터 권력 문제를 해결하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야겠다.


 원래 이 책을 읽으려고 했던 목적인 AI 윤리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게 되었다. AI 교육에서 AI 윤리가 무척 강조되고 있는데 어떤 맥락에서 나오게 된 것인지, 본질적인 해결책을 논의해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쉽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생각날 때마다 틈틈이 다시 살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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