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똥 굴러가는 날 작은도서관 15
장경선 지음, 박지영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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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친정이 모두 한시간 거리라 명절이 아니면 항상 당일로 다녀오는 데도
우리 아이들은 할머니댁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다.
뭐 옛날처럼 화장실이 재래식인 것도 아니고 할머니가 아파서 누워 계신것도 아니다.
가게가 멀어 과자를 못 사먹어서도 아니고
함께 놀 형아가 없어서도 아니다.
단지 신나는 컴퓨터게임을 못하고 유선에서하는 만화영화를
볼수 없는 것 때문이다.
사촌형아들과 신나게 놀다가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심심해를 연발한다.
요즘은 슬슬 엄마,아빠만 가면 안 돼냐고 되지도 않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게임에 빠져 전화 받는 것도 귀찮아하는 한준이도 우리 아이들과 똑 같다.
할머니가 아프시다는 연락에 이모네 식구와 가는 외가집은 전혀 신나는 곳이 아니다.
친구도 없고 바보 외삼촌에 컴퓨터도 할 수없고 만화영화도 볼수 없다.
할머니네 구멍가게에서 몰래 돈을 훔치기도 하고 바보같은 개 큰놈이를
괴롭히며 아빠 오시기만 기다린다.
아빠만 오시면 당장에 따라 올라갈 계획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한준에 뜻대로 되지않고 또래라고 하나 있는 건 말도 못하는
달래뿐이다.
엄마와 이모는 할머니에게 짐이 되는 외삼촌을 맡길 시설을 알아보고
큰놈은 갓 낳은 새끼를 잃게 된다.
민들레 방울을 보물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달래는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말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족회의에서 할머니의 소중한 보물이 바보 삼춘임을 알게 되고
한준은 다른 사람눈에는 하찮게 보이는 것도 그 어떤 사람에게는
소중한 것이 될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2학년 개구장이 한준이의 눈을 통해서 외할머니의 마음이 전해져와 읽는
내내 가슴이 짠해 졌다.
어느 장애아의 부모님이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다 가게 해달라는 말에
눈물을 흘린적이 있다.
잘난 자식은 잘나서 자랑스럽겠지만 부족한 자식은 다 내 죄다하시며 지내는
할머니의 마음속에는 바보멍텅구리 삼촌이 돌덩이로 자리 잡았을 것 같은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 온다.
나도 결혼을 해서 내 가정을 가진뒤로는 나를 보물로 생각하시는 분들을
가끔 잊고 지냈던 것 같다.
'사랑은 내릿사랑이니 당연한 거다'라고 나를 합리화시키지만
아직도 아니 영원히 나는 우리 부모에 보물일 것인데.....
오늘은 엄마 목소리라도 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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