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이는 죽은 새를 밟은 날, 오래된 연인 선우와 잠시 헤어져 있기로 한다.엄마는 돌아온 준이를 보고도 특별한 말이 없다.엄마 집에 온 지도 보름이 지나고 외할머니의 부음을 듣게 된다.구정 당일을 하루 앞둔 연휴 첫날이라 순천까지의 먼길을 돌아가신 아버지의 차를 타고 출발한다.소설에는 두 개의 죽음이 등장한다. 준이의 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죽음이다.아버지는 엄마와 헤어졌지만 돌아가시기 전까지 엄마의 돌봄을 받았고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계시다 운명하신다.누구나 끝은 죽음이라는 것을 다 알지만 그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가 않다.집에서 함께 해도 시설에서 지내게 해도 곁을 지키는 가족은 괴롭고 힘든 일이다.나 역시 얼마전 엄마를 요양병원에 보낼 수 밖에 없었던 딸이라 남의 일같지 않은 할머니의 부음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그래도 할머니의 장례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엄마의 배려(?)가 준이와 선우가 일단은 두 사람이 함께 살던 집으로 가게 한다.우리가 살면서 ‘진짜’ 얘기를 나눌 기회를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괜히 외할머니가 남긴 선물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