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주식회사
잭 런던 지음, 한원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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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런던’이란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작가가 1910년 3월 11일 싱클레어 루이스 (1930년 노벨문학상수상자)에게 70달러를 주고 사들인 열네 개의 이야기 개요 중 하나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잭 런던은 소설의 결말을 논리적으로 끝맺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집필을 중단했고 50여년이 흐른 1963년 로버트 L. 피시에 의해 완결된다.

“난 처형자지 살인자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조직에서 이유 없이—정당한 이유 없이—제거한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전부 사회를 좀먹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었어요.” (p107)

‘이반 드라고밀로프’가 수장으로 있는 암살국은 사회 정의를 해치는 악인을 암살하는 전문 집단으로 비밀 보장은 물론 의뢰 받은 살인의 성공률의 100%다.
모든 살인은 정당성을 검증한 뒤 실행될 뿐 아니라 비용은 엄격한 규칙에 의해 관리된다.
어느 날 암살국을 와해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은 백만장자 청년인 ’원터 폴‘의 암살국 수장을 살해하라는 의뢰가 접수된다.

의뢰를 위해 만난 폴은 드라고밀로프에게 암살국 수장을 살해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시키자 드라고밀로프는 의뢰를 수락한다.
보스 제거 명령이 내려진 뒤 폴의 연인이 드라고밀로프의 딸임이 밝혀지자 폴은 의뢰를 거둬들이려 하지만 원칙주의자에 도덕광인 드라고밀로프는 살인 의뢰를 그대로 진행한다.
보스를 살해하기 위해 그 뒤를 쫒던 암살국의 조직원들은 되레 보스의 의해 하나, 둘 살해되고 만다.

지나친 원칙을 내세우고 도덕을 광적으로 실천하는 암살국의 보스와 조직원들의 엉뚱하기까지 신념과 사랑하는 연인의 아버지를 사지로 몰아넣은 의뢰를 한 남자의 안타까움이 소설의 주된 이야기다.
100여 년의 시간을 건너 만난 이야기는 두 명의 작가가 시간차를 두고 썼지만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따로 설명이 없었다면 한 작가의 이야기로 여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법이 아닌 사적인 의뢰와 그들의 판단에 의한 살인에 동조할 수는 없지만 법으로로 단죄할 수 없는 악인을 처단하는 그들의 존재가 유용하던 시절이 그 시절만이 아닌 것 같아 씁쓸하다.
모든 것이 정리되는 순간 가족과의 행복한 결말이 아닌 자신이 이루고자했던 이상과 도덕이 이끄는 대로 최후를 선택한 드라고밀로프를 보며 어쩌면 가장 완벽한 결말이 아닌가 싶다.


<문학동네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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