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은 밤을 걷는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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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을 중심에 둔 도시에서 벌어지는 기괴하고 기이한 미스터리 소설집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격인 ‘시작의 끝’과 ‘끝의 시작’을 포함해 10편의 단편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된다.
각 단편은 개별적인 이야기가 되기도 하지만 마지막에는 긴 장편을 한 편 읽은 기분이 드는 소설이다.

각각의 단편은 ‘나’라는 각기 다른 화자가 등장하고 각 단편에 등장인물들은 어떤 식으로든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인 ‘땅거미 지는 초저녁.비사문의 언덕’에 등장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나(교코)는 ‘취부용’과 ’밤의 트로이‘와 ’끝의 시작‘에도 직간접적으로 등장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나’는 물론 등장인물들 역시 대부분 사회적 약자이거나 여성들이다.
선생님을 사랑하는 ‘나’, 남편의 범죄에 연류된 ‘나’, 젊은 시절 자식에서 충실하지 못하고 살다 병에 걸린 ‘나’, 남편의 외도에도 참고 사는 ‘나’……
남자 친구에게 폭력을 당하는 여자, 부모를 잃고 친척에서 학대 받는 아이, 유부남에게 속아 아이를 낳은 여자,손주를 잃은 할머니 등등

가여운 아이가 만들어낸 상상의 동물의 등장이 뜬금없긴 하지만 그 것이 없다면 그들의 죄를 누가 단죄할 수 있겠는가?
한정된 공간인 성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 세상의 슬프고 가슴 아픈 사연들을 다 모은 듯하다.
“끼릭끼릭끼릭끼릭” 트로이의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세상은 영영 볼 수 없는 건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매 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적어보는 게 좋을 듯 하다.
그래야 어떤 이야기 속 인물과 상관 관계가 있는 지 알 수 있어 휠씬 재미있게 읽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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