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우리에게 일어난 일
에밀리 보레 지음, 뱅상 그림, 윤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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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수 많은 이별을 합니다.
그 이별 중 가장 슬픈 이별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죽음이 갈라 놓은 이별입니다.
제 기억 속 가장 슬픈 이별 역시 할머니와의 이별입니다.
제 어린 시절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할머니는 제가 성인이 된 후에 돌아가셨지만 그 상실감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엄마가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나‘는 슈퍼히어로처럼 엄마에게 달려갔지만 엄마는 웃는 게 무척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를 꼬옥 안으며 우리 집 슈퍼고양이 투실투실 방귀쟁이 듀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엄마는 듀크가 기다란 사다리를 타고 하늘로 갔다고 이야기하다 땅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알아요. 듀크가 어디로 갔는지.

사랑하는 고양이의 죽음이라는 슬픔 이야기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과장되고 유쾌한 그림은 우리가 어떻게 죽음을 대해야 하는 지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습니다.
“듀크는 작은 사다리를 타고 내 위로 올라왔어. 발가락을 풀쩍 넘어 무릎을 지나서…
배 위에서는 잠깐 멈춰서 기지개도 쭉 켜 줬어.
그런 다른 우리 가슴속으로 쏙 들어온 거야.”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말하기를 어려워합니다.
특히 어린 아이에게 그 것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기는 더더욱 힘들고 어려워합니다.
그림책은 우리에게 닥친 영영 만날 수 없는 이별을 말하는 법을 ’나‘의 입을 통해 듣게 합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죽음과 그로 인한 상실의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림책은 숨기고 돌려 말하기보다는 함께했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기억하는 게 진정한 애도임을 알려줍니다.

<문학동네 그림책 서포터즈 뭉끄 2기 활동 중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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