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즐거운 육아 일기 위픽
오한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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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을 비트코인에 보유하고 있던 우리 가족은 FTX가 파산하면서 우리 가족도 파산하고 만다.
아내 진진은 직장인 경주로 떠나고 나와 주동은 유치원때문에 서울에 남게 되면서 우리는 주말부부가 된다.
나도 일자리를 찾아 헤메지만 마음에 드는 일자리는 없고 진진은 취업 대신 주동이나 신경 써 달라고 한다.

지역지에 글을 쓰던 나는 스스로 눈먼 돈을 뿌리는 역할을 한다는 고용주에게 괴담 창작을 의뢰받게 되고 어느 날 500장의 사인을 해야할 일이 생기자 심부름꾼 소년,sb를 고용하게 된다.
sb는 그를 도와 괴담을 만들고 주동의 베이비시터가 되고 진진과도 가까워지며 나의 자리를 점점 잠식해 간다.

소설을 읽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들어가 작가의 저서 “산책하기 좋은 날”의 100자평에서 sb라는 닉네임을 찾아봤다.
그리고 정지돈 작가와 이상우 작가와 소설 속 ‘나’와의 친분이 궁금해졌다.
읽는 내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고민하게 되지만 소설은 재미있다.

점점 자신의 자신의 자리를 잠식해 가는 sb를 보면서도 sb를 최저임금으로 부리는 달콤함을 버리지 못한다.
죽어라 일하는 ‘나’의 모습이 소설가라는 외피를 썼지만 우리 중 누구도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알량한 돈 몇 푼에 영혼을 팔 수 없다고 하면서 그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게 우리니 어찌 사는 게 맞는 지 고민하게 된다.

고백하건데 나는 오한기 작가의 소설을 2016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새해”로 먼저 만났지만 잊고 있었다.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작가의 작품을 다시 읽었다.
그리고 ‘단 한 편의 이야기’를 담은 위픽 시리즈의 최대 장점이 작품집에 속의 여러 명의 작가 중 한 명의 작가가 아니라 오롯이 한 작가의 작품에 몰두할 수 있다는 사실임을 새삼 느꼈다.
작가의 다른 소설을 더 찾아 읽을 것 같다.


<위즈덤하우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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