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에서 - 크라임 단편 앤솔러지
김태민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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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 단편 앤솔러지인 단편집은 작가 7인의 작품이 여덟 편 수록되어 있다.
크라임이라는 단어가 붙었으니 당연히 범죄와 관련된 단편들이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살인이 일어나기도 하고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큰 범죄는 아니지만 그 사건이 일어난 이유나 상황이 더 마음 아프기도 하다.

잠깐의 실수로 눈 감아 줄 수도 있을 만한 사건을 자식에게 목도되는 순간 부끄러운 부모의 민낯을 보여주는 박한선의 <사라진 것>과 한소은의 <치마>는 사건의 크기보다 더 큰 묵직함이 가슴을 짓누른다.
특히 <치마>는 고상한 척하던 이웃집 여자의 닫친 문 뒤에 아이에게 행해질 행동이 짐작되어 더 섬뜩해 진다.

조나단의 <곶자왈에서>와 김태민의 <파티에서 주는 박하차는 위험하다>, 한소은의 <나에게 있는 것 너에게 없는 것>은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모두 살인을 저지른 여자들이 등장하지만 신고보다는 잡히지 않기를 들키지 않기를 바라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나경의 <16개월 동안>은 건달의 자리세, 060 서비스라는 철 지난 소재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지만 2010년을 배경으로 해서 그 시대에는 그럴수도 있겠다 수긍하게 된다.
현이랑의 <독>은 할아버지의 장례식 뒤 장독대의 독에서 발견된 시체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지만 숨겨진 출생의 비밀이 더 소름끼친다.

유아인의 <뻐꾸기 살인사건>은 주인공들이 소설의 안팍을 넘나 들며 직접 독자와 소통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이 떠오른다.
조난당한 두 주인공이 우연히 들어간 산장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해결을 위해 활약하는 모습이 시트콤처럼 엉뚱하고 우습기만 하다.

장르소설 플랫폼 브릿G과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필진으로 활약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는 익히 읽어왔던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함을 맛볼 수 있다.
탐정 소설이라면 당연히 범인이 잡혀야 하지만 그렇지않은 소설이 등장하고 크라임 단편이라고 해서 핏빛이 넘실대는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그 것보다 더 마음이 아픈 사람 사는 이야기도 있다.

7인 7색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래서 그 여자들은 살인을 들키지않고 더 나은 삶을 살았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누가 독에 그를 넣었는가 범인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딱 떨어지지 않는 결말이 더 이야기를 풍성하게 한다.
꾸준히 열심히 글을 쓰는 소설가들이 엔솔러지가 아닌 본인만의 이름을 내 건 소설집을 출간하기를 응원하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장르문학에 더 큰 기대를 하게 된다.


🎁 황금가지 출판사의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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