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도노 하루카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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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설을 읽고 오랫동안 생각했다.
요스케는 인생의 파국을 맞을 만큼 나쁜 사람이었을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모교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여자 친구도 있고 친구들과 주변인들과도 별문제가 없다.
특별한 즐거움이나 변화가 없는 그 또래들의 비슷한 생활을 하는 요스케는 새로운 여자친구인 아카리와 환승 연애를 시작하며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실제로 요스케 같은 젊은이를 만난다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목표가 확실하고 여자 친구에게도 친절하고 다정한 남자로 보일 것이다.
어쩌면 요스케는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특별하지 않는 사람이다.
요스케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지만 뚜렷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또래들과 비슷한 가치관과 생각을 하고 사는 젊은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소설을 읽는내내 마음 한 켠이 불안하고 뒤숭숭했다.
아마도 비슷한 나이의 아들들이 있어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또한 현재를 사는 청년들이 안고 있는 불안과 암울함이 그대로 전해져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들들 앞에서 “라떼는”는 시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나도 모르게 남편과 이야기 할때는 “요즘 애들”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고 만다.

예전에 비해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젊음은 언제나 불안하고 불투명한 것이다.
지나고 보니 그때가 좋았고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 하지만 그 때를 지나는 그들의 마음이 어떨지를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비로소 편안하지는 요스케의 모습이 인생의 끝에 다다른 이의 모습같아 마음이 아프다.
많은 청년들이 젊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사는 현실을 어떤 긴 소설보다 잘 그린 것 같다.

🎁좋은 책 읽을 기회를 주신 시월이일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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