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랑의 서 - 작가의 밀애, 책 속의 밀어
섀넌 매케나 슈미트.조니 렌던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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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Writers Between The Covers>, 번역서의 제목은 <미친 사랑의 서>. 간만에 아주 마음에 드는 번역서 제목이다. 표지 그림 ‘Crown‘까지 아주 강렬하다. 그래서 무슨 책이냐고? 문학계의 거장들의 파란만장한 미친 사랑 이야기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만 무려 101명! 잘 알려진 오스카 와일드,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장 폴 사르트르의 이야기부터 바이런, 톨스토이, 브라우닝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이들의 어마어마한 사랑 이야기가 실려있다.



사랑 이야기인데, 그것도 ‘미친‘ 사랑 이야기인데 재미없을 수가 없다. 2019년 지금도 입을 다물 수 없는, 연예지 1면을 장식할 이야기들이 수두룩하다. 와, 진짜, 미쳤네.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입을 떡벌리면서 읽게 되는 <미친 사랑의 서>. 양다리, 문어다리는 기본이고 수십년간의 이중생활과 법정싸움에 이르기까지 관계의 형태도 어마어마하다. 더욱이 기가막힌 것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이러한 사랑이 그들이 남긴 문학 작품의 원천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다만 이런 질문만이 가능할 듯하다. ˝예술가는 원래 미친 존재 아니었어?˝



이 책은 지난달 교보문고를 순회하다 처음 발견했는데 제목과 표지를 보는 순간 낄낄거리면서 친구에게 카톡을 보낸 기억이 난다. ˝야 이거 완전 내 얘기 아니야?˝ ‘금사빠‘에 ‘당신과 지옥 끝까지‘ 유형의 인간인 나를 자조하는 말이었는데 막상 이 책을 읽어보니 나는 아직 미친 사랑의 발끝을 따라가려면 멀고 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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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진민영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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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쏟아져나오는 비슷비슷한 에세이들에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소설 다음으로 좋아하는게 에세이지만, 알맹이없는 내용에 몇 번 실망한 다음에는 많이 들어봤거나 전작을 읽어본 작가의 에세이만을 선택하는 편이다. 그런 나였으니 처음 만나는 작가의,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의심으로 가득했던 것은 당연하다.



아마도 당신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는 시니컬한 제목이나 ‘번아웃 방지 가이드’라는 부제, 어쩌면 잔뜩 지쳐있는 표지의 여성 일러스트에 마음이 끌렸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차례에서 해쉬태그와 ‘~때’라는 글의 제목을 보고 조금 망설였다. (설마 ‘뫄뫄할 때는 뫄뫄해라!’식의 방법서는 아니겠지?) 다행히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 이상이었다. 초반에는 저자의 문장이 냉정하고 딱딱하게 읽히기도 했는데 점차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것이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의 단단함과 단정함임을 깨달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돌아볼 여유 없이 그저 남들과 같은 방향으로 달려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 우리들. 이 책에 실린 글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법 단단하게 삶을 살아내고 있는 저자의 글들로부터 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단 한 명의 타인에게라도 내가 필요한 존재가 되면 그것이 나를 지탱하는 이유가 된다’는 문장이었다.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고 도저히 무엇에 의지해야할지 알 수 없어지는 순간이 많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또한, 개개인에게는 저마다 다른 ‘행복 유지비’가 있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조언은 굉장히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다. 무작정 힐링을 부르짖지 않는다. 그래서 좋았다.



이건 진짜 진심인데, 저자의 다른 책을 더 읽어보려고 한다. 이미 리스트도 적어두었다. 내가 사는 삶은 미니멀리즘과는 거리가 멀지만 저자의 다른 생각들이 궁금해졌다. 왠지 지금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담겨있을 것만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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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 미국 문학의 꺼지지 않는 ‘초록 불빛’ 클래식 클라우드 12
최민석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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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하면 가장 생각나는 것은 단연 <위대한 개츠비>, 1920년대 재즈시대, 그의 아내 젤다이다. 더 나아간다면 헤밍웨이와 무라카미 하루키 정도. 원서로도 번역서로도 여러번 읽은 <위대한 개츠비>이지만 사실 내게는 ‘잘 쓴 작품인 건 알겠으나 그래서 뭐?‘ 정도였기 때문에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그다지 큰 관심은 없었다. 내가 더 관심있었던 쪽은 젤다다. (올해 젤다의 주요 작품들을 온전히 젤다의 이름으로 소개한 <젤다>가 출간된 바 있다.)



어쨌든. 믿고 읽는 덕후의 덕질보고서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로 <피츠제럴드>편이 출간되었다니 읽어보았다. 이 책은 특이하게 피츠제럴드의 말년부터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니까 모두가 그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 시기 말이다. 평생을 상처(콤플렉스)와 좌절, 알코올에 점철된 인생을 살았던 피츠제럴드. 그는 유령 시나리오 작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다들 그렇듯 나도 피츠제럴드를 ‘화려한 뉴욕의 작가‘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가 평생 셋방살이를 했다는 소식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작가 생전에 조명을 받았던 작품은 <낙원의 이편> 뿐이고 심지어 <위대한 개츠비>조차도 외면받았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고.



그러나 더 나은 작품을 쓰고자 했던 그의 열정만큼은 인정한다. 책이 출간되고도 거듭해서 더 나은 버전을 고심했던 흔적, 살기 위해 단편들을 무수히 써내면서도 장편 소설 작업을 놓지 않았던 모습 같은 것들 말이다. 그는 천생 작가였다. 비록 그 삶은 순탄치 않았을지라도.



피츠제럴드가 살았던 시기와 현재의 한국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최민석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또한 피츠제럴드의 흔적을 좇으며 작가로서 자기자신의 모습을 반추해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자꾸 찾게 되는 것은 거장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들을 겪어낸 이들의 이야기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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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빈센트 (반양장)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스페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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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와 빈센트 반 고흐의 조합이라니! 윤동주의 시 한 편과 고흐의 그림 한 점이 어우러진 시화집 <동주와 빈센트>의 이야기다.



표지에는 ‘꽃 피는 아몬드나무’가, 책 페이지에는 윤동주의 시 한 편과 그에 어울리는 고흐의 그림 한 점이 수록되어 있다. 시와 그림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한 쌍일 줄이야. 확실히 따로따로 봤을 때보다 더 깊이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왜인지 내게 윤동주는 영원한 청년 시인으로, 고흐는 삶의 씁쓸함으로 가득찬 중년 화가로 기억되고 있는데, 두 인물의 작품을 한데 보니 시화집 자체가 이들 둘이 나누는 대화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윤동주와 고흐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비록 그들의 생애는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겹치지 않았지만 그들의 작품은 살아남아 대화를 나눈다. 조금 뭉클하다.



또, 좋아하는 시가 어떤 그림과 함께 놓여있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이 시화집을 즐기는 방법. ‘왜 이 그림을 이 시와 함께 두었을까’ 추측하는 것도 꽤 재미있다. 윤동주와 고흐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시화집이 꽤 흥미로울것이라 확신한다.



윤동주와 고흐라니. 마음이 가는 이에게 선물하기에도 더없이 좋으리라.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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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계속 삽니다 - 혼자라서 물건을 사기도 살림을 하기도 멋쩍은 1인 생활자를 위한 생활 제안
김교석 지음 / 위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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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생각했다. 내 이야기구나. 이 책은 저자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1인 생활자를 위한 쇼핑 및 살림 비법들을 적어낸 에세이다. 무엇보다 독립을 막 시작하는 이들, 혼자서도 일상을 잘 가꾸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들이 가득하다. ​

유일한 문제라면 책을 읽어나갈수록 끝도없이 늘어가는 쇼핑리스트랄까. 그런가하면 좋은 브랜드들과 편집샵들을 알게된 것 자체로 큰 수확이다. 연신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것도 사야지 아 저것도 사야하는구나’하고 있는 나. 이사를 앞둔 시점이니 조금은 봐줘도 되지 않을까? (타월이랑 디퓨저는 벌써 주문..) ​

무엇보다 일상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을 잘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팍팍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비법이 바로 여기에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 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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