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진민영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쏟아져나오는 비슷비슷한 에세이들에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소설 다음으로 좋아하는게 에세이지만, 알맹이없는 내용에 몇 번 실망한 다음에는 많이 들어봤거나 전작을 읽어본 작가의 에세이만을 선택하는 편이다. 그런 나였으니 처음 만나는 작가의,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의심으로 가득했던 것은 당연하다.



아마도 당신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는 시니컬한 제목이나 ‘번아웃 방지 가이드’라는 부제, 어쩌면 잔뜩 지쳐있는 표지의 여성 일러스트에 마음이 끌렸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차례에서 해쉬태그와 ‘~때’라는 글의 제목을 보고 조금 망설였다. (설마 ‘뫄뫄할 때는 뫄뫄해라!’식의 방법서는 아니겠지?) 다행히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 이상이었다. 초반에는 저자의 문장이 냉정하고 딱딱하게 읽히기도 했는데 점차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것이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의 단단함과 단정함임을 깨달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돌아볼 여유 없이 그저 남들과 같은 방향으로 달려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 우리들. 이 책에 실린 글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법 단단하게 삶을 살아내고 있는 저자의 글들로부터 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단 한 명의 타인에게라도 내가 필요한 존재가 되면 그것이 나를 지탱하는 이유가 된다’는 문장이었다.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고 도저히 무엇에 의지해야할지 알 수 없어지는 순간이 많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또한, 개개인에게는 저마다 다른 ‘행복 유지비’가 있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조언은 굉장히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다. 무작정 힐링을 부르짖지 않는다. 그래서 좋았다.



이건 진짜 진심인데, 저자의 다른 책을 더 읽어보려고 한다. 이미 리스트도 적어두었다. 내가 사는 삶은 미니멀리즘과는 거리가 멀지만 저자의 다른 생각들이 궁금해졌다. 왠지 지금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담겨있을 것만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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